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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직접 만드는 'K콘텐츠'…'한류 2.0 시대'?

2018-11-01 18:16

조회수 :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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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내 '아시안 문화 열풍'이 세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BTS를 필두로 한 'k팝의 세계화'가 성공 방정식을 써내려가면서 드라마, 영화에 이르기까지 'K콘텐츠', '아시아 문화'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건데요. 

이전의 '한류'라 칭하던 조류와는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단순히 아시안 문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던 것에 그치던 미국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 회사들은 신인 K팝 아이돌그룹을 발굴하기도 하고, 아시안계 배우를 주연으로 염두해두고 작품을 찍어 내보내기도 합니다. 미국의 주립대학은 이런 현상을 커리큘럼에 넣고 토론하기도 합니다. 

애플이나 유튜브 등 미국 대기업부터 할리우드에 이르기까지 '큰 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어떠한 바람이 불고 있길래,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걸까요. 미국에서 불고 있는 ‘아시아 문화 열풍’을 짚어봅니다.
 

프랑스 현지에서 투어를 한 방탄소년단(BTS). 사진/뉴시스


1. 삶에 희망 주는 BTS, 세계 이끄는 새로운 트렌드로

한류, 세계의 심장을 뛰게 하다
(경향신문 읽어보기)

약 2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미국 뉴어크에 위치한) 프루덴셜센터 안으로 들어서면서 방탄의 열풍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여기저기 한글로 된 셔츠가 보이고, 울긋불긋 그들의 굿즈를 착용한 다양한 인종이 한목소리로 “비티에스”를 연호했다. 공연 전 상영된 방탄 뮤직비디오를 못 봤을 리 없을 텐데, 이들의 표정 하나하나에 경이와 감동이 차고 넘쳤다. 

영국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대체 BTS가 왜 좋아?"
(오마이뉴스 읽어보기)

BTS가 왜 요즘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나?

(영국대학생) 조쉬 "젊은 세대들에게 상상력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BTS가 그 답을 준다. 일반인들은 장시간 일하고 좁은 집에서 산다. 뉴스는 전쟁, 피난민, 브렉시트, 트럼프 같은 이슈로 도배된다. 사람들은 이런 부정적인 뉴스에 염증을 느낀다. 그러나 BTS는 행복하고, 멋지고, 부티나고, 유명하고, 능숙하고, 예의가 바르다. 매일 쏟아지는 부정적인 뉴스와는 달리 BTS는 삶의 긍정적인 면과 희망을 보여준다!"

=미국을 비롯, 현재 전 세계에서 방탄소년단의 돌풍 이유를 꼽는 가장 큰 이유는 '희망'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도 연일 부정적인 뉴스에 염증을 느끼는 젊은 이들은 그들의 성장 서사를 들으며 짧은 희망의 줄기라도 꿈꿉니다. 

최근 미국의 주립대에서는 BTS의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다문화와 세계 시민으로서의 자세 등을 배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미국이란 '우물'에만 갇히지 말고 세상의 새로운 흐름을 주목하고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는 주제로 말입니다. 

뉴욕타임스 전광판에 뜬 BTS 뮤직비디오. 사진/뉴시스

2.세계인들, 'K팝' 넘어 'K콘텐츠'를 본다

BTS부터 넷플릭스까지, K-콘텐츠 홀릭
(이데일리 읽어보기)

지난 8월 공개된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한국계 여성을 주인공을 내세웠다. 주인공을 포함한 세 자매는 기존 동양인 캐릭터처럼 수학 천재나 괴짜로 그려지지 않는다. 보쌈, 요구르트, 마스크 팩 등 한국인에게 친근한 일상이 자연스럽게 소개된다. 특히 사랑의 매개체가 된 요구르트는 SNS에 질문이 쏟아지는 등 영어권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계 작가 제니 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변화는 'K팝'을 넘어 스크린에서도 감지됩니다. 넷플릭스 영화 뿐 아니라 올해 국내에서도 흥행한 영화 '서치'는 한국계 가정을 배경으로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연을 맡는 파격 캐스팅이 있었습니다. 

9월부터 넷플릭스가 서비스하는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국영방송 CBC 시트콤인데, 한국인 이민자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그려집니다. 인기에 힘입어 내년 시즌 3를 선보입니다. 

이전에 불던 한류 콘텐츠 열풍과 크게 다른 점은 모두 한국인을 이방인이나 선입견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현지 회사들이 직접 한국 문화 코드를 활용해 기획하고 제작한다는 공통성도 있습니다. 

이전까지 '굿닥터' 등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니 미국 유명방송사나 영화사가 판권을 수입해 리메이크하거나 미국 영화, 드라마에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한국인을 중심에 둔 소재이거나 미국회사가 기획 단계부터 직접 제작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 '서치'에 출연한 한국계 영화배우 존 조. 사진/뉴시스

3. 애플과 유튜브도 '아시아 콘텐츠'

BTS 소개하고 한국 소재 드라마 만들고…미국서 세력 넓히는 '아시안 쿨'
(한국일보 읽어보기)

미국 콘텐츠 회사들의 한국 콘텐츠 기획은 최근 들어 두드러진다. 유튜브는 지난달 31일 한국 드라마 ‘탑매니지먼트’를 선보였다. K팝을 소재로 청년들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내용이다. 2005년 설립된 유튜브가 한국 드라마를 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튜브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책임자인 네이딘 질스트라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K팝뿐 아니라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등 K콘텐츠가 해외에서 수많은 팬을 거느리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데 대한 대응이란 설명이다.

애플은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역사 드라마를 만든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동포 가족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담긴다. 드라마 주요 인물이 한국인이라 배역은 아시아 배우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애플과 유튜브 등 대기업도 한국 문화 콘텐츠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할리우드에서도 K콘텐츠가 부상하면서 아시아계 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아시아계 배우들로 구성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북미지역에서 크게 성공했고, 이에 중국 배경의 코미디 영화 '싱글데이', K팝 오디션에 참가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영화 등도 개봉할 준비가 한창입니다. 

북미 방송사에선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를 뉴욕의 연말 공연사에 초대하거나 NCT127을 ABC 유명 토크쇼에 출연하는 등 적극적인 섭외 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문화계의 '큰 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기존 한류의 흐름과는 다른 새로운 조류로 해석하기에 무리 없어 보입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나온 아시아 배우들. 사진/뉴시스

4.정부 개입 최소화, 자연발생적 현상 존중해야

BTS부터 넷플릭스까지, K-콘텐츠 홀릭
(이데일리 읽어보기)

방탄소년단은 K팝의 승리가 아닌 방탄소년단과 중소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성공으로 분석된다. 영화 ‘서치’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 문화를 소재로 삼았을 할 뿐 각각 전하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바로 보편적 감성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지난 정권 정부 주도로 김치 등 한국 먹거리를 앞세운 정책적 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최근 한국,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K콘텐츠의 소비로 자연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K팝, 드라마 호기심을 타고 패션, 뷰티, 식음료 등 한국문화를 복합적으로 알리는 CJENM의 '케이콘'도 해마다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대중 문화의 경우 정부의 개입 노력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오히려 시장경제의 논리로 자유롭게 경쟁토록 열어줄 때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최영균 문화평론가는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되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자율성을 최대로 보장하는 이른바 ‘팔 길이의 원칙’(The arm‘s length principle)이 기본이 돼야 할 것”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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