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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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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귤화위지’ 3% 채권이 태평양 건너면 8%로 껑충

이참에 랩어카운트로 만들어주오

2018-07-20 09:38

조회수 : 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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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회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죠? 채권도 그런가 봅니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836662




대한항공이 발행한 회사채는 한국에서 4%대로 나왔습니다. 현재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회사채 몇 개를 꼽아보면,

'대한항공59' 채권은 2015년 8월31일에 발행됐습니다. 2018년 8월31일이 만기, 3년물이에요. 표면금리는 4.752%, 그런데 어제 채권 시장가가 1만80원이었습니다. 이 가격에 매수할 경우 예상되는 수익률은 연 3.2%입니다. 여기에서 또 세금 빠지겠죠.

작년 10월에 발행한 '대한항공71'을 예로 들어보죠. 2019년 4월18일이 만기입니다. 2년물로 만기까지 272일 남았습니다. 표면금리 4.189%로 발행됐군요. 이 채권의 어제 종가는 1만87원이었습니다. 세전 2.83%, 3%도 안돼요. 

아래에 스샷으로 첨부한 '대한항공78'은 올해 발행했는데요, 어제 종가 1만60원으로 매수하면 연 3.68% 나와요.

 
<자료: 유안타증권>

그러니까 4%대로 발행했고, 그것도 수요가 몰려서 사는 바람에 채권가격이 올라 현재 시장에서는 3%대로 거래 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똑같은 대한항공 채권이 6%대 후반으로 발행돼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8%대로 취급받고 있다는 거고요.

제가 예로 든 
‘KOREAN 6.875 06/12/47'만 그럴까요? 영구채라고 불리는 30년 초장기물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기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로는 2020년에 상환될 거라 예상되지만) 다른 채권들도 시장수익률은 비슷하더라구요. 취재원이 모바일로 보여준 화면이 블룸버그였는데 이용료가 무지막지하게 비싼 프로그램이라 저작권 겁나서 스샷도 못 올리겠네요.


참고로, 국내에서 발행된 대한항공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공히 BBB+입니다. 블룸버그에서 확인한 대한항공 회사채의 글로벌 장외시장 신용등급은 없습니다. 너무 떨어져서 없는 건지, 신용등급 평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대한항공도 그렇고 아시아나항공도 그렇고 국적 항공사들이 난리도 아닌데, 조양호 일가의 문제이지 대한항공이라는 기업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 대주주 및 최고책임경영자의 도덕성이 기업경영의 핵심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재무상태로 국한해서 예전과 다르게 큰 문제인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한항공 채권에 투자하겠다면, 미국에서 KP물로 사겠습니다. 똑같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인데 3%대로 투자하느니 8.6% 주는 채권으로 사야죠. 2배가 훨씬 넘는데요. 달러자산 배분까지 해결되죠. 국내경제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채권 환차익으로 헤지가 될 테고.

허나, 저에겐 20만달러가 없습니다ㅜㅜ 어디 저뿐이겠습닊니까. 이런 좋은 재테크 투자처를 보고도 입맛만 다시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렇다면 증권사가 이런 채권을 덩어리로 가져와 개인들한테 쪼개 팔면 좋을 텐데, 아니면 이런 채권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만들면 좋을 텐데, 물어보니까 여의치가 않은가 봅니다. 규정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지, 금감원이 규제할 만한 부분인지 아닌지를 몰라 물어보지를 못한대요. 물어봤다가 큰손들한테 중개하는 것까지 막힐까봐.  

저기 먼데 아시아, 아프리카 주식까지 원하기만 하면 구해다 줄 수 있는 세상에 살면서 미국에 있는 채권도 마음대로 투자 못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제도 보완이 이뤄져 국내 투자자들도 이런 채권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열리면 좋겠습니다. 수요가 많아지면 발행금리도 내릴 수 있어서 기업들 이자 부담도 줄어들고, 증권사 수수료도 늘고, 해피투게더.

(난 탱자보다 귤이 좋던데.....;;;;)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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