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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바뀐 로펌 영입시장)②김앤장, 판·검사출신 10명 동시 영입…송무 대폭 강화

'빅6' 영입 총 22명 중 10명, 김앤장 합류…조세·공정거래 전문 부장판사 출신 다수

2018-05-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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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로펌업계 1위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대거 영입했다. 이 가운데 서울고법과 서울행정법원에서 공정거래와 조세 등 전문분야를 심리했던 판사와, 기업부패 수사를 전담했던 검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기업 송무를 대폭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뉴스토마토>가 14일 국내 6대 대형로펌인 김앤장과 법무법인 태평양·광장·세종·율촌·화우의 올해 상반기 변호사 영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02명의 변호사가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이번에 대형로펌에 합류한 전직 판·검사들(22명)은 전체 경력변호사 가운데 21%에 해당했다. 절반에 가까운 10명이 김앤장에 새 둥지를 틀었다. 다른 로펌들이 판·검사 출신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근무 경력자와 외국변호사 등 두루 채용한데 비해 김앤장은 판·검사 출신 변호사만 뽑았다. 예년에 비해 인원 수만을 두고 보면 비교가 쉽지 않지만, 시장에 나온 판·검사 출신 가운데 절반 정도를 한꺼번에 영입한 예는 많지 않다.
 
지난 1월 유력한 고법 부장판사 후보였던 강상욱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는 서울고법 판사 시절 SKT가 제기한 공정위 시정명령취소 소송 등 공정위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뤘다. 현재 김앤장에서도 공정거래 소송 등을 도맡고 있다. 김현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27기)는 사법연수원에서 부동산 거래 관련 민사분쟁과 상속을 주제로 강의를 했던 경험을 살려 현재 김앤장에서 도산, 구조조정과 파산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판사의 경우 조세·노동·산재·토지수용 등 7개 행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특수성을 높게 인정받는다. 하태흥 변호사(27기)는 개업 직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하면서 법인세와 증여세 등 다양한 세금소송을 1년간 심리해왔다. 현재 김앤장으로 옮겨서도 조세소송, 세무조사 및 조세쟁송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준화 전 서울고법 판사(28기)도 행정소송과 건설·부동산 분쟁·방송통신 소송을 전문 분야로 맡고 있다.
 
중견 검사 출신 영입도 없지 않다. 김태우 변호사(29기)는 대전지검과 법무부 등을 거치며 부정부패 등 특수수사사건을 처리했다. 김앤장에서도 검사 경력을 토대로 부패방지,준법경영과 화이트칼라범죄를 주요 분야로 맡고 있다. 서재식 변호사(36기)도 서울중앙지검, 인천지검 등을 거쳐 대형금융사의 고객정보 유출사건, 고위 공무원의 뇌물 수수사건 등을 처리한 실무경험을 토대로 기업형사, 기업정보 보호 등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빅6' 내 다른 로펌들도 소수지만 부장급 판사들을 영입했다. 역시 서울고법·서울행정법원 출신 부장급 판사 또는 공정거래나 조세 전문가들을 주로 영입했다. 부장급 판사 4명이 합류한 율촌에는 이상민(18기) 대법원재판연구관(부장)이 파트너로 합류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및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선거관련 법률분쟁에도 밝다.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에서 미국의 특허재판제도에 관한 연구를 했다. 현재 율촌에서 지적재산권 및 공정거래 관련 각종 소송 및 자문을 맡고 있다.
 
공정거래분야 전문가인 윤정근(26기) 전 서울고법 판사도 율촌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재판부와 선거전담 재판부에서 근무했다. 공정거래 전 분야에 능하며, 제1기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횡령·배임범죄 등 최초 양형기준 설정에 참여해 기업형사 이슈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율촌에서 역시 공정거래·기업형사·화이트칼라범죄 분야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춘천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이다우(30기) 변호사는 17년간 전국 주요 일선법원에서 소송을 지휘해 왔다. 특히 2012년부터 3년간 특허법원 판사로 재직하면서 특허·상표·디자인 등 사건 재판을 담당했다. 그런만큼 지식재산권 분야에 전문성이 강하다. 현재 지재권 분야와 부정경쟁 및 영업비밀 관련 법률자문과 송무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김진하(44기) 변호사도 이번에 율촌으로 소속을 옮겼다.
 
광장은 송무와 함께 기업금융·M&A·도산 전문 부장판사 3명을 영입하면서 이 부분 경쟁력을 강화했다. 나상용(25기) 변호사는 서울고법을 비록해 전국 주요 일선 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도 오래 근무했다. 일반 민형사 소송은 물론 지재권과 기업소송에도 능하다. 임지웅(27기)변호사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금융·M&A·도산 분야를 맡아 10년간 근무하다가 판사가 돼 역시 같은 분야 사건을 다뤘다. 장규형(38기) 변호사도 서울회생법원 판사로 퇴직할 때까지 도산, 행정(조세, 일반행정) 재판을 담당했다.
 
태평양에는 강석규(25) 전 서울행정법원 조세전담부 부장판사가 합류하면서 전력을 증강했다. 강 변호사는 조세와 행정 소송을 맡고 있다. 세종은 조웅(29기)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을 파트너 변호사로 영입했다. 조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근무 시절 파산부에서 여러 기업 도산사건을 다뤘다.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권 분쟁 등 기업 이슈에도 강하다. 권동주(26기) 전 서울고법 판사와 박정수(27기) 전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도 화우에서 각각 지식재산팀장과 조세쟁송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로펌들의 영입 특성에 대해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행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직급이 높진 않았지만 업무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로펌에서 팀장급으로 서로 영입해가려고 한다”며 “공정거래 및 조세소송에서는 국내 기업이 원고나 피고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로펌들이 기업 소송에 집중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최원식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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