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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컷] 밤 벚꽃

2018-04-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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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지는 벚꽃 잎들은 연인들을 응원한다. 몽환적으로 다정한 이 취한 밤을, 얼굴 희고 입술 붉은 청춘들의 체온을 높여준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몸과 마음을 때려 서로를 끌어안게 한다. 사랑도 개화도 벌써 천 년 전에 예정된 것이다. 열매 맺는 수고를 모르는 꽃 시절, 청춘은 아름답다. 천 년을 한결같이 서툰 사랑들을 부추기는 밤 벚꽃은 아름답다. 

-이영광 시의 일부다. 

밤 벚꽃은 아름답다. 혹 눈송이처럼. 솜사탕처럼.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이른 개화에 봄비가 오면서 빨리 왔다, 빨리 가버린 느낌이다. 

긴 기다림, 짧은 만남. 내년을 기약해야 할 때다. 



사진은 지난 4월 6일 서울 사당동 주택가 밤 벚꽃. 사진/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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