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지는 벚꽃 잎들은 연인들을 응원한다. 몽환적으로 다정한 이 취한 밤을, 얼굴 희고 입술 붉은 청춘들의 체온을 높여준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몸과 마음을 때려 서로를 끌어안게 한다. 사랑도 개화도 벌써 천 년 전에 예정된 것이다. 열매 맺는 수고를 모르는 꽃 시절, 청춘은 아름답다. 천 년을 한결같이 서툰 사랑들을 부추기는 밤 벚꽃은 아름답다.
-이영광 시의 일부다.
밤 벚꽃은 아름답다. 혹 눈송이처럼. 솜사탕처럼.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이른 개화에 봄비가 오면서 빨리 왔다, 빨리 가버린 느낌이다.
긴 기다림, 짧은 만남. 내년을 기약해야 할 때다.
사진은 지난 4월 6일 서울 사당동 주택가 밤 벚꽃. 사진/이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