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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3월23일, '두 유 노우 박항서?'…도로에서 만난 베트남 쌀딩크(3)

베트남 음식은 맛있었다. 교통 지옥은 무서웠다.

2018-04-15 17:35

조회수 : 2,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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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틈타 하노이 시내를 잠시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명소로 유명한 곳도 물론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지인들의 생활을 가까이 볼수 있는 곳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시간이 있으면 짧은 영어로 현지 물가조사(쇼핑)나 길거리 식품위생 조사(군것질), 현지 풍경 스케치(관광)등을 한다. 
호텔 주변 동서남북 아무 곳이나 정해 터덜터덜 걷다 주변을 뚤레뚤레 보다 허겁지겁 복귀하는 것이 나만의 루틴이라면 루틴.
 
 
다만 베트남 교통체증이 이정도로 어마무시한지 미리 몰랐던 것은 나의 패착.
분명 횡단보도는 녹색이건만 오토바이와 자전거와 자동차가 마구 지나간다. 
꽉 막혀서 시속 3~40 키로미터 수준의 속도라는 것이 위안이려나.
횡단보도 건너려다 삼도천 건널뻔 했다. 
한참 고민하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가는 현지인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 겨우 길을 건넜다.
나중에 들으니 그냥 천천히 걸으라고 한다. 차가 알아서 피해간다고...
 
 
 
걷는 도중 반가운 얼굴을 발견했다. 베트남 히딩크, 소위 '쌀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축구감독이다.
길가에서 스쳐가는 현지인들에게 부끄럽지만 "두유 노우 박항서?"를 구사하고 말았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반반이다. 아니 아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했다. 젊은 남성들은 대부분 아는 것 같았다.
물론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되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내 발음이 구려서 모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전 산책을 마치고 오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일 순방관련 기사들을 작성했다.
회사에서 큰 돈을 들여 순방보내줬으니 밥값은 해야하지 않겠나.
드디어 밤이 왔다. 자는 시간 줄여서 놀아야...아니 취재를 해야한다. 물론 기사화는 안되는 취재다. 내 스스로를 위한 취재라고 할까.
오늘 밤의 취재는 베트남 현지음식 탐구다. 베트남 기자와 커넥션이 있는 기자 선배의 초청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선배. 저도 후배 챙기는 선배가 언젠가는 될수 있겠지요.
 
 
맛있었다.  ngon(응온, 맛있다). 따봉 아니다.
 
식당을 소개해준 베트남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하노이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호치민은 달고, 다낭은 기름지고...하노이 시민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설명이었다. 물론 그 관계자가 한국을 자주 방문해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세팅해준 것도 있겠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라이스페이퍼가 특이했다. 한국은 딱딱한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셔 먹는데, 여기는 한지 느낌이 나는 라이스페이퍼에 그냥 싸먹는다.
밥도 맛있었다. 흔히 안남미는 찰기가 없어 바람에 훅 날라간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현지 안남미는 달랐다.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하고 담백하고...반찬보다 밥을 많이 먹은 느낌?
이렇게 베트남 하노이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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