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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3월22일, 신짜오 베트남…하노이의 밤은 다낭의 낮보다 아름답다(2)

뭐 그렇다고 하노이 ‘나이트 라이프’를 즐겼다는 것은 아닙니다 (엄격, 진지, 근엄)

2018-04-10 15:38

조회수 : 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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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공항에서 숙소로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 창밖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만도 했지만 핸드폰 보느라 바빴다.
마침 그날, 3월22일 '대통령의 개헌안' 전문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작은 핸드폰 화면의 글자를 보느라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이동하다보니 숙소에 도착했다.
멀미에 허덕이는 머리를 들어 창밖을 보니 야자수와 올라가는 건물들이 간혹 보이더라. 




 

한 40분달려 숙소인 롯데호텔 하노이에 도착했다. 지난 2014년 9월 개관한 건물로 지상 65층/지하 5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이다.
건물 내에는 호텔뿐만 아니라 오피스, 롯데백화점 하노이점과 롯데마트 하노이점등이 함께 위치해 있다. 
주변에 그다지 큰 건물들이 없어 주위를 압도하는 규모와 위용을 자랑한다. 



호텔내 설치된 프레스센터다. 어쩌다보니 1번을 추첨해 맨 앞자리에 앉게됐다.
양 사이드의 티비에서는 한국의 뉴스채널이 24시간 송출돼 한국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게 해준다.
가운데 단상에는 김의겸 대변인 등이 청와대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 
순방기자단 시스템은 간단하다. 
순방을 수행하는 기자들이 각자 자리에서 업무를 보다가, 자신의 순번이 오면 대통령 행사에 순차 투입돼 취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이 워낙 다양한 일정을 수행해 잠시만 정신줄을 놓으면 보도자료라는 이름의 무시무시한 적군에 포위된 자신을 보게된다.
 
 
43층 숙소의 모습이다. 침대는 두개지만 1인1실이 기본이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수행하는 기자단이어서 나름 체면(속칭 '가오')를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또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연차( 혹은 직급)가 보통 높아 대접을 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뭐 어차피 해외순방 출장비는 기자가 소속된 언론사가 각자 내는 것이라 청와대가 딱히 예산걱정을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 위에 올린 프레스룸도 설치와 해체(!!) 비용을 순방에 참여한 언론사들이 n/1을 해 그 비용이 고스라니 청구된다. 베트남 일정이 2박3일이니 하루살이는 아니고 사흘살이 프레스룸인 셈이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언론사가 소수인 이유다.
 
 
 
숙소에서 바라본 하노이시 전경이다.
하노이는 한자로 하내(河內, 강의 안쪽)다. 도시안에 강이 흘러 안개가 심하다. 여기에 도로에 오토바이도 많다. 소설 무진기행의 배경이 이러할까.   
하노이는 베트남의 역대왕조가 수도로 삼아 소위 '1000년 수도'로 불린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도시다. 
중국 공자의 문묘가 있고, 프랑스의 오페라하우스와 성당이 있다. 시내 곳곳에는 빌딩들이 올라간다.
원숙한 노인의 여유와 성장기 소년의 기백이 함께 느껴지는 나라다. 
 
 
이런저런 기사들을 처리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녁이다. 
뭔가 번쩍번쩍한 하노이의 야경이 나를 유혹하지만 체력이 딸린다.
하...담배는 피우지 않았는데.... 
아 평소 운동을 안했구나. 노트북 이상 무거운 것을 잘 안들다보니...
역시 기회는 준비된 사람의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며 눈물로 하노이의 첫날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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