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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가세…지각변동 예고

릴리 '베이사글라' 출시 첫해 '미진'…녹십자 가격 경쟁력 강화 예고

2018-03-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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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당뇨병 치료제의 대명사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제약사 릴리의 '베이사글라'가 독점하던 시장에 토종기업 GC녹십자가 가세하며 경쟁구도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글라지아'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인도 상위 제약사 바이오콘이 개발한 글라지아는 하루 한 번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인슐린으로, GC녹십자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시판 중이며 국내 출시는 오는 3분기 예정이다.
 
란투스는 프랑스 사노피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해 약 6조625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대형 의약품이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도 366억원(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을 거둬들이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입지를 굳힌 상태다.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는 한국릴리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베이사글라' 단 1종뿐이다. 하지만 베이사글라의 매출은 출시 첫해 2억6900만원에 그쳤다. 국내 유일의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라는 강점에도 베이사글라가 이렇다 할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 원인은 가격 경쟁력으로 꼽힌다.
 
1펜(300U/㎖) 기준, 베이사글라의 가격은 1만714원으로 란투스(1만2245원) 대비 1531원 낮게 가격이 책정됐다. 1일 1회 투여하는 베이사글라의 1년치 약제비는 약 387만원, 란투스는 약 441만원이다. 보험 적용 이후 환자 본인부담금(총 약제비 30%)은 베이사글라 약 116만원, 란투스 약 132만원이다. 약 16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한국릴리는 출시 당시 꾸준히 처방받는 인슐린 특성상 해당 가격차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호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란투스가 지난 2015년 596억원에서 이듬해 499억원, 지난해 366억원까지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해당 수요가 차세대 기저 인슐린으로 꼽히는 '투제오'나 노보노디스크 '트레시바' 등으로 분산된 점도 베이사글라에 타격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GC녹십자는 베이사글라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남궁현 GC녹십자 마케팅본부장 역시 글라지아의 식약처 허가 당시 "합리적 가격을 통한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화학의약품의 복제약 대비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다고는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역시 결국 복제약이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베이사글라의 사실상 가격정책 실패를 확인한 만큼 글라지아 가격은 베이사글라는 물론 란투스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제의 대명사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릴리 '베이사글라'만이 존재하던 시장에 토종기업 GC녹십자가 가세하며 경쟁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사노피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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