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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서훈 "비핵화 한일협력 필요"…아베 "남북미 회담 성공 협조"

한반도 '재팬 패싱' 우려 불식…아베 "북, 선행조치 필요" 주문도

2018-03-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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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반도 비핵화·(북한)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두 정상간 의지의 결합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남북관계 진척 과정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서 원장은 이날 도쿄 총리공관에서 아베 총리를 접견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최근 한반도 평화무드에 대해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서 원장은 아베 총리와의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난 내용을 아주 상세히 설명했다”며 “아베 총리는 최근 이룩한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의지와 관련된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비공개 회담 전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을 해 말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핵·미사일, 납치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일본의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도 전날 서 원장을 만나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내 의미있는 대화를 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대북제재·압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도 표면적으로는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필요성을 인정해온 가운데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일본 측의 위협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의 방일기간 중 중국을 찾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한반도 문제에서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 실장은 전날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나 “최근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은 중국 정부와 시 주석의 각별한 지도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참석으로 바쁜 와중에 정 실장을 만나고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이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데서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에서 빠질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방중 일정을 마치고 이날 곧바로 러시아로 출국한 정 실장은 1박2일 간 모스크바에 머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을 만나 대북 특사단의 성과와 트럼프 대통령 접견 결과를 공유한다. 서 원장은 아베 총리 면담 후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난 뒤 밤늦게 귀국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이 방일 중이던 13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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