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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화해무드에 '이륙준비 항공·충전대기 배터리'

"가시적 성과 있어야 기업이 체감" 신중론도

2017-11-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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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고전해온 항공업계와 배터리업계가 양국 화해무드에 반색하고 있다. 양 업계 모두 현지 정부의 규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해당 규제의 명확한 해소 시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각각 한국단체관광 상품 판매금지와 국산 배터리 탑재 친환경 차량의 지원금 제외 등 중국 정부의 노골적 규제에 시름해온 항공업계와 배터리업계가 오는 11~12일 한·중 정상회담 개최 결정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반년 넘게 지속된 중국 여객 감소와 5월 황금연휴로 인한 여객 분산으로 성수기인 3분기 전년 동월 대비 수익성 감소가 전망되는 항공업계는 양국 화해 국면이 그 누구보다 간절하다. 전반적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의 여객 수요는 급증했지만, 중국 여객 감소가 이를 상쇄시키며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시작된 중국 정부의 한국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조치는 국내 항공업계에 7개월 연속 중국여객 감소라는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4~7월 매달 40%를 넘었던 전년 동월 대비 여객 감소율이 8월과 9월 30%대로 하락한 것 정도가 위안이 되는 수준이다.
 
업계가 추산한 3월부터 8월까지 중국인 관광객 손실 규모만 33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 관광객의 약 4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지난 9월까지의 누적 방한 중국인 수도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49.6% 감소)이 났다.
 
지난 3월부터 7월째 이어진 중국 여객 감소에 항공업계 속앓이는 지속 중이다. 연초 춘절 연휴 당시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던 인천공항 면세점 역시 이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사진/뉴시스
 
중국 사업 악화 속에도 유럽을 비롯한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는 배터리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립한 현지 생산시설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 물량 현지 소화를 위한 빗장이 풀리기를 고대하는 이유다.
 
국내 배터리업계 2강인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중국 난징과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총 9차례 실시한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차량 목록에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제외하면서 현지 거래선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록 소형 전지를 비롯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업황 호조와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입지 안정화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양국 정상회담이 전격 결정되며 관계 개선에 대한 산업계 전반에 걸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7월6일 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간절한 양 업계가 전격 결정된 양국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한편으론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반한 감정이 아닌 구체적 규제 장치가 걸림돌이 됐던 만큼 규제가 명확히 해소돼야 사업 활로가 열릴 것이란 판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경우 최근 현지 여행사 일부가 방한상품 판매 광고를 내거는 등 서서히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단체 여행 의존도가 큰 방한 중국인 유치 특성상 확실한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현지 지원금 목록 배제는 사드 배치에 따른 규제 장치와 마찬가지"라며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가시적인 협의 내용이 있어야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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