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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특검, 이재용 부회장에 징역 12년 구형(종합)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민주화 가치 크게 훼손"

2017-08-0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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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433억 원대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7일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원들의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 범행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박 특검은 이 사건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해 300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처벌만이 국격을 높이 경제성장과 국민화합을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인 송우철 변호사는 혐의 전부에 대한 무죄 주장을 하며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송 변호사는 "특검은 승계작업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지원 행위가 이 부회장의 사익인 승계작업의 대가라 주장하지만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부회장 등은 지원행위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가를 바란 일이 결코 없다"며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은 최순실씨의 강요나 공갈에 의한 것이지 대통령에 대한 뇌물을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아껴주신 모든 분께 좋은 점을 보이지 못하고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사익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가는 도중에 기침하거나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얘기를 할 때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데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냐"며 "너무나 심한 오해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하다.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어 이 오해만은 꼭 풀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최 전 실장은 "이번 일은 오로지 저의 짧은 생각과 법에 대한 무지로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최씨의 농단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 개인의 영달이나 이재용을 위한 일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등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씨 측에 433억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로 2월 17일 구속기소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구속 기간 만료를 이틀 앞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에 이뤄진다. 대법원이 주요 사건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최근 규칙을 개정해 이 부회장 재판은 최초로 생중계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결심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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