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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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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이 주인공인 일본드라마

일드 '한자와 나오키'가 말하는 금융의 이상향

2017-03-29 10:13

조회수 : 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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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시즌2가 나올 것이라는 소식에 벌써부터 떠들썩한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지난 2013년에 시즌1이 종영했고, 일본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자와 나오키(이하 한자와)는 도쿄중앙은행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하는 은행원이다. 직책은 기업융자과장.
 
지점장의 실적 욕심에 떠밀려 부실기업에 50억원을 대출해주는 사건에 휘말린다.
 
상사의 의지에 따른 결정이었지만,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본인이 좌천될 수 있기에 한자와는 직접 대출 회수에 나선다.
 
우리나라가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다고 하지만, 일본인의 몸에 밴 90도 인사를 보면 우리나라 못지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는 은행이야. 부하의 공은 상사의 것, 상사의 실패는 부하의 것" 
 
드라마 내내 언급되는 이 대사는 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었다.
 
"할당량은 빠듯하고 동료들과 이야기는 돈과 인사문제뿐이야. 하나라도 오점을 만들면 즉시 타지로 밀려나"
 
'직장인은 월급과 승진이 전부'라는 말을 일본에서도 통하는 모양이다. 
 
은행원의 영웅담을 그린 드라마지만, 한자와는 모범적인 회사원 캐릭터가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만드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일하는 로봇이 되어서는 안된다"
 
은행 융자를 받지 못해 회사의 부도를 막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의 유언을, 한자와는 가슴에 담고 산다.
 
보험사는 '미래의 공포'를 담보로 돈을 벌고, 증권사는 '한방의 욕심'에 기대어 돈을 번다고 한다.
 
특히 은행만큼 자본주의 논리로 움직이는 회사가 있을까. 살아나지 못하는 것들 대해서는 어떠한 자비도 없는 곳이다. 
 
다만 한 가지 기대하는 점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그런 시스템도 사람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은행원들은 '비 올 때 우산을 뺏는다'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서민들의 생계는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은행은 여러 핑계를 대면서 대출 금리를 올리는 상황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신용을 기반으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내 또래의 젊은 은행원들과 얘기하던 중에 <한자와 나오키> 얘기가 나왔다.
 
이들이 <한자와 나오키>를 좋아하는 것은, 영웅담 때문일까 휴머니즘 때문일까.
 
내 일 처럼 고객의 회생을 고민하는 한자와의 모습이 그들의 뇌리에 깊게 남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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