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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안희정의 ‘대연정’은 무안단물인가

총체적 위기의 ‘대한민국호’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2017-03-24 10:17

조회수 :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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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단물’이라는 전설의 액체가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에 따르면 지방의 모 교회 목사가 권능으로 제조했다고 한다. 사람이 마시면 병이 치료되고, 얼굴에 바르면 쌍꺼풀이 생긴다고 한다. 그중 압권은 세탁기에 뿌리니 세탁기도 고쳐졌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는 보거나 경험한 적이 없고, 경험할 생각도 없다.


 


개인적으로 안희정 지사의 ‘대연정’을 듣고 제일 처음 떠오른 이미지는 무안단물이었다. 실체도 불분명한 ‘무안단물’과, 독일 등 해외 선진국에서 이뤄져 실체가 있는 ‘대연정’을 단순 매칭시키는 것은 안 지사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치위기는 여야정 대연정으로, 안보위기는 좌우 대연정으로, 경제위기는 노사정 대연정으로, 복지문제 우선순위도 사회적 대연정으로 푼다는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은 무안단물과 일정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연정’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눈앞에 직면한 대한민국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하자는 것. 얼마나 숭고한 일인가. 그런데 여기서 안 지사에게 묻고 싶다. 무엇을 위한 대연정인가. 국가 대개혁이라고 하지만 그 구체적 내용이나 우선순위가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거대 범선으로 생각해보자. 배 바깥에서는 거센 폭풍우(사드와 북핵, 미국 금리인상 등)가 치고 있다. 배의 엔진(경제성장률)은 꺼지기 직전이다. 선체 구석구석에는 배를 단숨에 침몰시킬수도 있는 구멍(국가부채, 가계부채, 기업부채)마저 보인다.


 


항해사(정치권)들은 좌로가야하니, 우로가야하니 항로 가지고 싸우고 있다. 창고에 남은 식량(부)은 일부 힘센 사관(기득권)들이 독차지하고 수부(서민)들은 배를 곯는다. 과로에 시달리는 수부들은 ‘이래죽든 저래죽든 상관없다’고 드러누울 기세다.(저출산 고령화, 비혼추세 확산)


 


대한민국호의 새로운 선장이 되겠다는 안 지사는 23일 상대 후보에게 미래비전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럼 안 지사의 미래비전은 무엇인가. 대연정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나. 정치적 수단인 대연정이 목표일 수는 없다. 대연정을 통해 과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안 지사를 따라다니는 마크맨인 나도 잘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오죽할까.  


인터넷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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