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23일 충청권 토론회까지 끝냈다. 권역별 3차 토론회였다. 지난 2차 토론회까지 가장 뜨거운 주제는 유 의원의 보수 후보 단일화와 남 지사의 모병제 논쟁이었다. 처음에는 유순했던 두 후보가 이들 논쟁을 놓고 뜨겁게 싸워 눈길을 끌었다. 바른정당 창당 이후 이렇게 싸우는 모습은 처음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3차 토론회까지 같은 주제로 끌고 가는 것은 무리였을까? 23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는 토론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모병제 문제도 주도권 토론에서 경제 관련 문제를 토론할 때 잠깐 언급되며 남 지시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정도로 그쳤다. 유 의원은 사병들의 월급을 올려주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알고보니 보수 단일화 문제와 모병제 문제가 3차 토론회 테이블에서 밀려난 이유가 있었다. 사건은 이날 아침 비공개 회의에서 발생했다. 아침 일정이 있던 유 의원이 비공개 회의 중간 자리를 뜨려 하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무성 의원이 한 마디를 던진다. "니 오늘 바쁘나?".
그러더니 선거 문제니깐 잠깐 다시 앉으라고 말하고 "보수 단일화나 모병제 이런거 2차 토론회까지 다 나왔으니 주제를 좀 다양하게 하는 게 어떻겠노?"라고 말을 이어갔다. 마침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남 지사에게도 똑같은 뜻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이 바로 수긍을 했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3차 토론회는 창조경제혁신센터나 중부담 중복지 등 그전에는 듣지 못했던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