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던 어느 휴일 을왕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손을 잡고 걷던 연인이 갑자기 석양을 바라보며 아름답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한 가득 부러움을 가지고 바라보다 순간을 찍었다.
이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가 되고...
키스의 찰나는 영원으로 흐른다.
그러나 딛고 있는 모래가 바위였듯
사랑의 키스는 한 줌 추억으로 화(化) 할뿐...
넘실거리는 파도에 취해 사랑도 춤을 춘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참 설레게 하는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사랑하는 사람이겠지. 그러나 사랑이라는 단어는 변하지 않고 곁에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곁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변하지 않는게 진리가 아니고 변하는게 진리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또 다시 사람을 믿고 또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변하지 않는게 진리가 아니라 변하는게 진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아니면 변하는게 진리라는 것을 철저히 거부하려는 것인지. 우리네 가슴은 또 기꺼이 아픔에 취하려 한다.
photo by 최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