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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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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를 보는 불안한 시선

2024-02-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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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출범식에서 노조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배 기자와 함께 최근 산업계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산업 분야가 처음인 후배가 짧은 시간 내 기사들을 훑어본 뒤 특히 관심을 가졌던 이슈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필자가 설명하기도 곤란했던 주제가 노동문제였습니다. 바로 삼성에 대규모 연합노조가 생긴다는 기사에 관한 것이죠.
 
후배는 현대차 등의 노사분규 사례를 들어 삼성도 노동문제 때문에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고 추측했습니다. 합리적인 예측이지만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무노조경영이었던 삼성이 노조를 두도록 방침을 바꾼 것은 오너의 사법리스크 때문이었습니다. 좀 더 국민에게 사랑받는 삼성이 되기 위해 노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생긴 노조는 회사 실적이 부진해도 다소 과도해 보이는 임금인상률을 제시하며 파업에 대한 불안을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없었던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못했던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받는 삼성이 되고자 선택한 길입니다. 비록 고행이더라도 감수하는 노력이 있어야 국민에 대한 약속도 진정성 있게 비칠 것입니다.
 
후배가 걱정하는 부분도 대다수 국민들이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재계는 노동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줄곧 건의해왔습니다. 불황 때 회사가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부실화되고 최악 부도까지 가는 어려움을 방지한단 주장입니다. 지금처럼 경기가 부진하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파업을 일으킨 노동계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늘어납니다.
 
과거 GM이나 최근 디즈니 사례 등을 보면, 이들 기업은 흔히 선진기업으로 묘사되지만 인적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단행해 실적을 개선한 바 있습니다. 회사 재무사정이 좋아지면 주주도 도움을 받습니다. 요즘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가가 부진한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은데 연장선에서 노동계 문제는 부정적으로 비칠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이지만 건전한 노동, 근로 보장은 사회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노동이 안정돼야 사회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집니다. 누구나 아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경기가 부진할 때는 망각하기 쉽습니다. 기업이 사랑받고자 무노조경영을 파한 것은 그것이 사회적 지향점이라는 국민적 인식에서 비롯됐습니다. 노동문제는 어렵지만 보듬어야 마땅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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