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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이커머스 전쟁 2막②)해외 직구 플랫폼의 공습

지난해 해외 직구 9612만건·6조원 규모

2023-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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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태영·이지유 기자] 큐텐·알리·테무 등 해외 직구 기업들은 적극적인 국내 진출을 도모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해외직구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연도별 해외직구 건수는 △2020년 6358만건 △2021년 8838만건 △2022년 9612만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9월까지 해외직구 규모가 9017만건으로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사상 첫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도별 해외직구 금액은 △2018년 27억5500만 달러 △2019년 31억4300만 달러 △2020년 37억5400만 달러 △2021년 46억5800만 달러 △2022년 47억2500만 달러(약 6조10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국가별 해외직구 건수와 금액 모두 중국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가별 해외직구 건수는 △중국 58% △미국 28% △유럽 7% △일본 5% △기타 2% 입니다. 국가별 금액은 △중국 36% △미국 34% △유럽 19% △일본 7% △기타 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에 오픈한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 쿠팡·11번가 이어 앱 이용자수 3위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는 저가 경쟁력을 내세우며 국내에서 빠른 온라인 영토를 확보해나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직매입해 마진을 낮추고, 속도감 있는 배송으로 직구 영역을 강화해 이용자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13만3758명으로, 쿠팡(2846만명), 11번가(816만명)에 이어 국내 온라인몰 중 3위를 차지했습니다. 
 
9월 기준 알리 모바일 앱 국내 사용자 수는 545만명이었으나 한달새 약 70만명(12.4%)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연말 3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올해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파릅니다. 이같은 MAU 증가세를 유지한다면 2위인 11번가를 빠른 시일 내에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알리의 이같은 저가 중심의 물량공세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 등 해외 쇼핑 플랫폼들은 품질이 안 좋은 저가 제품에만 한정돼 있고, 배송기간을 당겼다고 하지만 보장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그만큼 편리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위협적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은 이른바 '티메파크' 체제를 구축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필두로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위메프까지 차례로 인수했습니다. 지금까지 큐텐에 인수된 이커머스 업체들은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업체’라는 점에서,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생리를 이해하는 데 강점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국 직구업체 테무(Temu)의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테무는 이용자들끼리 서로 테무 가입자로 추천해 포인트를 얻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테무 앱을 폰에 설치해둔 사람은 378만여명입니다. 이는 알리(886만명) 고객 수의 42% 수준이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테무가 훨씬 가파릅니다. 테무의 지난달 신규 가입자 수는 172만여명으로 98만여명인 알리의 두 배 가량으로 집계됐습니다.
 
막대한 자금력 기반 성장세 지켜봐야
 
학계에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단순한 내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점차 글로벌·광역화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이동일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 등 중국 쇼핑 플랫폼들은 현재 국내 공급업자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알리의 경우 한국 공급업자들도 대규모 브랜드가 생기기 시작해, 그들과 적절한 협업관계를 만들면 쿠팡을 넘어설 수도 있다"면서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판매 촉진능력을 키워나간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큐텐은 동남아 현지 국제 물류 시스템을 갖췄는데, 큐텐 재팬을 매각함에 따라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며 "향후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현재 지마켓과 비슷한 규모를 갖게 될텐데, 국내와 싱가포르 시장을 잘 통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의 이커머스 시장은 침체단계에 머무르면서 성장기가 성숙기로 가고 있다"며 "다음 단계는 국내 물류가 아니라 해외에서 빨리 들어올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연계점으로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지어서 빠른 배송하겠다고 공표했는데, 이는 굉장히 혁신적인 얘기"라며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해서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직접 중간 유통업자 없이 바로 납품이 가능하니 가격도 저렴한데 제품 종류도 많아 충분히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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