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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선영아 사랑해"…핀스킨 마케팅 뜬다

소비자 콕 지정해 말 건네는 전략…메시지 전달 효과적

2021-06-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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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죽 옥외 광고. 사진/CJ제일제당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소비자에게 말을 건네는 광고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인물을 지정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른바 핀스킨 마케팅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 광고 문구로 ‘은주씨, 체력이 아니라 아침이 부족한 거예요’를 채택했다. 이외에도 책은 사람을 만들고 비비고는 아침을 만든다, 위대한 갤럭시를 만드는 일도 시작은 든든한 아침부터, 피, 땀, 눈물 흘린 당신에게 든든 아침 다이너마이트 등을 내걸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효과적인 죽 광고를 전달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콕 지정해 말을 건네는 전략을 취했다. 이른바 핀스킨 마케팅(pinskin marketing)이다.
 
핀스킨 마케팅은 핀셋으로 집듯 상품 특성에 맞는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핀셋 마케팅’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게 하는 ‘스킨십 마케팅’이 합쳐진 용어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스크린도어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옥외매체를 통해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광고 피로도를 낮추고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2000년 버스, 택시 등에 붙었던 ‘선영아 사랑해’라는 문구도 핀스킨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여성포털 사인트인 마이클럽이 내세운 광고 카피였는데 당시 50억원을 지출하고 800억원이 넘는 광고 효과를 누렸다.
 
당근마켓도 동네 생활을 위한 앱이라는 플랫폼 특성에 맞게 지역 맞춤형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서비스를 상징하는 주황색 배경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실제 중고 거래 이용자들의 인사말로 잘 알려진 문구를 활용했다.
 
‘한남동도 당근이세요?’, ’신사동도 당근이세요?’처럼 실제 광고가 실리는 구역의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건넨 것이 핵심이다. 당근마켓은 서울 전역과 수도권, 세종시까지 총 183개의 동, 약 450개의 소재로 광고를 진행해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은 2015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부럽다 OO동’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브랜드 홍보와 함께 이름난 동네 배달 맛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특정 지역의 거주민을 청자로 지정해 동네 맛집에 대해 부러움을 표현했다.
 
최근에는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식당의 단골손님이 사장님께 보내는 감사의 마음을 광고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미아사거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성하순대국 사장님께’라는 식당 광고가 걸렸다. 사진과 함께 ‘꼭 한 번 응원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보란 듯이 오래오래 함께 장사하며 가족처럼 지내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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