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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CB전환' 긴 터널 마무리…주가 반등 기대감

3개월간 CB전환 총 471억 규모…"오버행 이슈 마무리"

2021-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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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키움증권이 전환사채(CB) 전환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저조했던 주가가 실적 개선세에 맞게 재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B전환으로 인한 주가 희석 우려가 이미 선반영돼있으며, 대부분 CB의 전환이 마무리돼가는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돼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3개월 새 CB전환으로 인한 추가 상장을 14건 공시했다. 3개월 간 전환된 CB는 총 44만7503주로, 전환가액 10만5247원을 적용하면 약 471억원 규모다.  
 
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7년 7월 147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모두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139만6714주가 발행되는 셈인데, 당시 총 주식수의 6%에 달하는 규모였다. 증권사가 CB를 발행하는 사례가 드물지만, 일반사채보다 이자가 낮다는 메리트가 있어 키움증권이 CB를 자금조달 수단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식의 6%가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전환가액 10만5247원을 돌파한 작년 8월부터 CB전환이 본격화됐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넘어서면 차익을 남기고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오버행(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 물량 주식) 이슈가 키움증권의 발목을 잡아왔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불구하고 3개월 새 주가가 15만5000원에서 13만원대로 약 15%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1.7%), NH투자증권(10.5%), 한국금융지주(25.6%), 삼성증권(8.8%), 메리츠증권(28.9%) 등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오버행 이슈가 마무리돼가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리스크 요인 중 하나였던 오버행은 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RCPS는 100% 전환이 마무리됐으며 2월 초 기준 미전환 CB 물량이 108만주다. 이후 45만주가 추가 상환됐으므로 현재 주식 수 대비 2.4%의 물량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고 있다"며 "남은 CB가 전환되면 자기자본이 약 900억원 증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용 공여를 늘릴 수 있어 80억원 규모의 추가 이자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100% 한도 내에서만 신용 공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증시 호황에서 '빚투' 등 개인 신용 수요를 충족하려면 자기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CB전환은 마무리돼가지만 추가 증자에 대한 리스크는 남아있다. 최근 '빚투'가 크게 늘면서 신용거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키움증권이 수익성을 키우기 위해 자본 확충을 통한 신용 공여 한도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자본확충시 단기적으로 주가가 또 다시 희석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용공여 한도를 확대하고 마진을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개인투자자를 타깃으로 한 신규 증권사 토스증권은 벌써 네 차례 증자를 통해 800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김고은 연구원은 "향후 증시가 호조된다는 가정하에 자본 확충을 통한 신용공여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향후 토스증권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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