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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오세훈·박형준 당선, 야권 대승…"정권 심판 먹혔다"(종합)

서울·부산시장 선거 오세훈 57.50%, 박형준 62.67% 최종 득표

2021-04-0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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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들은 선거 결과에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뜻"이라고 밝히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서울·부산 모두를 석권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부터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연패의 충격을 딛고 정권 교체의 구심점이 돼 세력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최종 집계 결과 오 당선인은 57.50%,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9.18%를 득표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박 당선인이 62.6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34.42%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야권의 대승으로 여당의 의석 수에 밀려 기울어진 정국 주도권을 어느 정도 찾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새벽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오 당선인은 "정말 기뻐야 할 순간인데 스스로 정말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하지 못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거는 머리로 일했지만 앞으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도록 하겠다"며 "위중한 시기에 저에게 이렇게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것은 지금 이런 산적한 과제들을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 내 하나씩 해결해 고통 속에 계신 시민 여러분 보듬어 달라는 지상 명령으로 받들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도 당선 소감에서 "이번 선거로 표출된 민심에 따라 국정을 대전환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가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희가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지 그 무서운 심판의 민심을 저희에게 향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당선인은 지난 1월 "반드시 승리해 2022년 정권 교체의 소명을 이뤄내겠다"며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 마지막 선거 유세까지 모두 녹록지 않았다. 당 내 유력한 라이벌이었던 나경원 후보를 경선에서 어렵게 제쳤고, 중도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누르며 야권 최종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여기에 '내곡동 땅 셀프 특혜' 의혹이라는 최대 리스크가 터졌다. 오 당선인의 아내와 처가에서 소유한 토지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그린벨트에서 해제되면서 365000만원의 보상금을 오 당선인이 받게 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권의 의혹 제기에 그는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2000년 국회의원 시절 재산 신고한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또 다른 의혹으로 이어졌다. 그가 내곡동 땅 측량 후 식사를 했다는 '생태탕 집'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과거 그는 2011년 8월 무상 급식 주민 투표가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10년 동안 야인 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201620대 총선, 2019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 지난해 21대 총선에 잇따라 출마, 번번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이날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 탈환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부산 범천동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박 당선인 역시 순탄치 않았다. 민주당이 박 당선인과 관련된 엘시티(LCT) 등 부동산 투기 및 미술품·조형물 설치 의혹과 자녀의 홍익대 입시 청탁 의혹, 5000만원 성추문 선거 공작 의혹 등 6개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총공세를 펼쳤다.
 
이 같은 논란에도 그는 '부동산 내로남불', '정관 심판론'을 내세우며 결국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냈고 이날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문가들은 야당의 압승이 정부 여당에 등을 돌리고 정책의 대변화를 선택한 민심이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오 후보를 좋아해서 찍었다기보다는, 정권 심판 차원에서 선택한 것"이라며 "박 후보의 경우는 선거 과정에서 엘시티 등 6대 비리 게이트까지 나왔지만 엘시티 분양, 거래 과정 등 의혹이 일단 복잡해서 네거티브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명예교수도 통화에서 "두 후보의 당선은 유권자들의 (정권 심판) 응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이 말로는 정의, 공정을 외치지만 그렇지 못하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정·장윤서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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