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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대형건설사 "주택사업 효자"…토목·플랜트 인력 확 줄였다

주택 인력 비중도 최다…주택 중심 포트폴리오 영향

2021-04-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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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인력 구조에서 주택 치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총 직원수 중 주택건축 부문이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토목 일감이 줄어들었고 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도 선별 수주에 나선 가운데 수익성 높은 주택 일감 확보에 힘을 쏟은 점이 개별 회사의 인력 구조에도 반영되고 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주택사업부 인력이 지난해 말 기준 1608명이었다. 전년도인 2019년말 1498명보다 7.3% 늘었다. 반면 이 기간 토목과 플랜트는 인원이 줄었다. 토목은 1360명에서 1203명으로 11.5% 감소했고, 플랜트는 1474명에서 1445명으로 1.9% 소폭 조정됐다. 
 
주택 인력은 늘고 토목과 플랜트는 줄어들면서, 회사에서 주택사업 인력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2019년 23.5%에서 지난해 25.5%로 2%포인트 올랐다. 전 부서 중에서 주택부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 증원과 토목·플랜트 감원은 다른 대형 건설사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GS건설은 2019년말 건축부문 인력이 2283명이었는데 지난해말 2422명으로 6% 증가했다. 반면 인프라는 805명에서 764명으로 5% 감소했고, 플랜트는 2702명에서 1771명으로 34% 꺾였다. GS건설은 지난해 플랜트부문에서 일부 업무를 분리해 분산형에너지부문을 신설했는데, 이 부문의 인원을 합해도 2019년보다 18% 줄었다. 
 
대우건설은 주택건축사업본부 인원이 2019년 2278명에서 지난해말 2407명으로 5.6% 증원됐다. 플랜트는 1166명에서 1069명으로 8.3% 줄었고 토목은 2명 감원에 그쳤다. 총 인력 중 주택건축 비중은 37%로 전 사업부 중 가장 높았다. 
 
DL이앤씨는 토목과 주택, 플랜트의 인력이 모두 감소했다. 주택과 토목은 각각 10%, 6.8% 줄었고, 플랜트는 1% 미만의 감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주택 인력의 감소폭이 가장 컸지만 사내에서 주택본부 인력의 비율이 37%로 최다였다. 
 
수익성 높은 주택 중심의 일감 확보 영향이 대형 건설사들의 인력 구조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지난해말 기준 건축주택부문 수주잔고가 26조6600억원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고 DL이앤씨도 주택이 12조2487억원으로 55%의 비중을 보였다. 대우건설도 전체 수주잔고 중 주택건축이 69%였다. 현대건설은 42%로 과반을 넘지는 않았으나 건축주택 일감이 가장 많았다.
 
주택건축 중심의 인력 구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이 신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탓에 인력을 크게 늘리기 어렵고, 정부가 예산을 늘린 토목은 실제 발주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해외 플랜트 시장이 나아질 여지가 생겼으나,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플랜트 일감이 급증할 가능성도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당장 망하지는 않지만 호황도 아닌 상황”이라며 “퇴직자는 꾸준히 나오는 반면 채용을 늘리기에는 토목이나 플랜트 일감 확보나 산업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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