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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택지 경쟁률이 300대 1 넘어가는 이유

2021-04-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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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신도시 공공택지의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수치이긴 하지만, 올해라고 다르진 않을 것입니다. LH 공공택지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H가 올해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는 전국 81필지입니다. 지난해 공급이 계획된 규모는 87필지. 올해는 지난해 계획보다 더 적습니다.
 
올해 81필지 모두가 나올 예정인 건 아닙니다. 15필지는 이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낙찰자가 가시화됐습니다. 남는 건 66필지입니다. 이중에서도 일정이 밀려 내년으로 지연되는 택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66필지의 공급량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땅이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부족합니다. LH가 땅 장사 외에도 공공임대주택, 공공분양 등 집 장사도 하고 있어서 땅 확보에만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땅 장사를 위한 토지 수용에 차질도 생겼습니다. LH 땅 투기 논란이죠. 3기 신도시 택지가 나오려면 LH가 땅을 수용해야 하는데 토지주들 반발이 여간 심한 게 아닙니다. 앞으로도 나올 땅이 많지 않을 거란 의미입니다. 적어도 단기간 내에는 말입니다.
 
애가 타는 건 건설사입니다. 특히 중견 건설사는 공공택지를 따내 아파트를 짓고 회사를 유지하곤 합니다. 공공의 땅이 점점 줄어들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진다는 뜻과 같습니다. 땅을 확보해야 하니 입찰 경쟁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건 당연지사. 택지 입찰 경쟁률은 그래서 수백대 1을 오갑니다. 
 
이런 탓에 일부 회사는 대형사들의 텃밭이던 정비사업으로 발을 돌리기도 합니다. 어떤 곳은 민간 땅 확보에 힘을 싣기도 하죠. 생존을 위한 움직임입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곳들은 LH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LH는 조직 개혁 때문에 추가 택지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많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택지 외에 생존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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