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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피해 보상은 어떻게?…끝나지 않은 수에즈 사태

책임 소재 두고 선주·선사-운하 관리청 엇갈린 주장…"강풍"vs"결함·실수"

2021-04-06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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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았던 에버기븐호가 극적으로 부양됐지만 피해 선박이 수백 척에 달하는 만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상을 위한 공방 또한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선박 좌초로 6일간 막혔던 수에즈 운하는 이날 기준 통행이 원활한 상태다. 수에즈 운하는 지난 23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비스듬히 가로지른 채 좌초하면서 29일까지 400여척의 선박 통행이 막힌 바 있다.
 
통행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는 아직 명확히 밝히지 못한 상태다. 에버기븐호의 주인이 일본 쇼에이기센(선주)과 운송사 에버그린(선사)은 당시 강풍과 모래바람이 불면서 배가 균형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수에즈 운하 관리청(SCA)은 기계 결함이나 사람 실수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원인이 뭐였는지에 따라 피해에 대한 보상을 누가 할지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에즈 사태로 피해를 본 선박은 통행이 막힌 422척을 비롯해 우회한 선박까지 방대한 규모다. 배에 물건을 실은 회사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에즈 운하는 국제 해상무역 물동량 14%, 해상운송 원유 10%가 지나는 무역의 요지다. 해운정보업체 로이드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아시아~유럽 하루 96억달러(한화 약 10조8000억원)어치 화물의 운송이 지연된 것으로 추산했다. 독일계 보험사 알리안츠도 하루 무역 손실을 7조~12조원가량으로 추정했다.
 
지난 23일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를 비스듬히 가로지른 채 좌초한 모습. 사진/뉴시스·AP
 
이집트 정부 또한 이번 일로 약 1조1000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는 인양에 따른 운하 파손, 장비, 인건비 등을 고려한 추정치로, 이집트 정부는 피해를 배상하지 않으면 에버기븐호를 석방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누구에게 돈을 청구할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집트 정부의 경우 수에즈 운하 사태로 통행료를 받지 못한 데 따른 타격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운하 통항이 막히면서 하루 1400만~1500만달러(약 158억~169억원)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곳은 모두 보상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선박들이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이들 보험사는 에버기븐호 선주나 운영사에 손실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우회로를 선택한 선박의 경우 피해가 크진 않아 보상을 받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항로를 택하면 운항 기간은 더 걸리지만 수에즈 운하 통행료가 비싸 총 비용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다만 운송 지연에 따른 업체들의 보상 요구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에즈 운하 정체가 풀리며 선박 운항은 급속도로 빨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4일 85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으며 이는 평소 하루 평균 통행량 40~50척보다 많은 수준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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