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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현장+)75세 이상 접종 시작…"빠른 접종 부러워"

성북구선 국가유공자가 '1호 접종자'…7개구 2400명 다녀가

2021-04-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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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난 맞았어 벌써."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의 이재성 성북구 지회장(75)이 자랑하자 지인들은 "벌써"라고 되물으며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이 지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 주사를 놓을 때 아플 뿐이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접종 소감을 말했다.
 
전국에서 75세 이상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성북구는 국가유공자와 연장자부터 맞히기로 방침을 세우고 시행에 들어갔다. 접종 부작용 또는 백신 부족 상황에 대한 구민 우려를 잠식시키고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구청 4층에 차려진 예방접종센터에 국가유공자 4명이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가 되기 위해 도착했다. 광복회 성북구지회의 민윤식 사무국장(77), 고엽제 전우회의 이칠성 성북구 지회장(78), 이예규 전몰군경 미망인회 회원(76), 이 월남전 참전자 지회장 등이었다.
 
이들은 오전 8시25분쯤 예진을 받았다. 의료진이 알레르기 증상을 묻자 이 월남전 참전자 지회장은 "가렵다"고 답했다. 다시 어떤 음식이나 약을 먹었을 때 가려운지 질의하자, "(평소에) 피부가 건조하다"고 답변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의료진은 몸살 때문에 최장 사흘까지 아플수도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는 한편 평소 몸살 여부를 묻기도 했다.
 
접종 단계에서 의료진이 대상자를 안심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이 회원이 "난 독감이 제일 무서워"라고 말하자 의료진은 "따끔해요. 독감 (주사) 맞으시죠 매번"이라고 질문해 "맞아도 이상없더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4층에는 50여개 의자가 놓인 휴식공간이 있었다. 접종받고 나서 15분 동안 대기하는 장소였다. 이상반응이 없으면 그대로 귀가할 수 있고, 이상반응이 생기면 바로 옆에 있는 응급상황실로 가게 된다.
 
민 사무국장은 “며칠 전부터 긴장하고 있었는데 막상 주사를 맞고 나니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아프지도 않고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이제 2차까지 무사히 접종을 마치면 걱정놓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센터는 평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접종을 진행해 오는 11월까지 하루 600명 이상의 구민을 담당하게 된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며 접수부터 귀가까지 이동 동선을 체계화해 최소 인원만이 머무르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첫날이다보니 혼선도 있었다. 접종받은 대상자들은 받은 번호 순서대로 의자에 앉아야했지만 일부 사람은 주어진 의자에 앉다가 다른 의자로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또 구청 바깥에서는 접종을 안내받았으니 진행해달라고 요구하는 노인과 예약 순서를 지켜달라는 구청 직원간의 말다툼이 눈에 띄었다.
 
이날에는 서울에서 성동·중랑·성북·노원·은평·동작·송파구 등 7개 예방접종센터가 개소해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행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 현재 전 자치구 75세 이상 접종대상자 총 62만9877명 중 45만393명이 접종에 동의해 동의율 71.5%를 기록했다. 예방접종센터가 문을 연 7개구의 대상자 동의율은 평균 74.8%다.
 
역시 화이자를 맞는 노인시설 입소자·이용자 및 종사자의 경우 지난 30일 오후 5시 기준 1만7278명 중 1만4337명이 동의해 동의율 83%였다. 7개구는 91.5%로 집계됐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현재 노인의 접종 동의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 중"이라며 "일반시민 접종이 본격화함에 따라, 접근성과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예방접종센터 18곳을 추가 설치해 25개 전 자치구에 접종센터를 운영해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의 이재성 성북구 지회장(75)이 1일 서울 성북구청 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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