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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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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오늘의 재테크)조선기자재, 이제 막 시작했다

대형 조선주보다 한발 늦게 상승…부침 큰만큼 단기상승 기대감도 ↑

2021-03-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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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대형 조선업체들이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자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한발 늦게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 업황에 따른 부침이 큰 납품업체의 특성상 단기 상승폭도 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동성화인텍(033500), HSD엔진(082740), 세진중공업(075580) 등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5% 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리엔탈정공(014940), 인화정공(101930)은 10% 넘는 급등세다. 
 
이와 같은 동반 강세는 조선업황이 드디어 돌아섰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9일 현재 신조선가는 지난주 대비 0.6% 상승했다. 벌크선(파나막스) 신조가는 2.7%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신조선가는 올해 3% 넘게 오른 상태다.
 
중고선가 상승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 중고선가 인덱스는 한 주 동안 5.0%나 뛰었으며 그중에서도 5년령 벌크선(케이프사이즈)이 6.1%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된 컨테이너 중고선박(4500teu)도 5.7% 올랐다. 
 
<자료: 클락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컨테이너선박 위주로 해운업황이 돌아선 것은 지난해부터지만 배 가격은 꿈쩍도 않다가 드디어 올해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등 경기 악화로 선박 건조를 미뤘다가 올해 경기가 풀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발주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고선박 가격 급등이 신조선 발주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좋아져 일감이 많아지면 배를 빨리 구할 수 있는 중고선가가 먼저 오르고,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거란 판단이 설 때 새로 배를 주문하기 때문에 신조선가가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010140)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컨테이너선박 20척 건조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척을 한꺼번에 수주한 건 삼성중공업 창립 이래 최초다. 다른 조선사들도 올해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형 조선주들이 먼저 움직였다. 한국조선해양(009540)현대미포조선(010620)은 지난해 11월에 한번 들썩였다가 1월에 조정한 후 2월부터 다시 오르는 중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1월 조정이 길었으나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체 중에서도 일본 미쓰이조선 같은 곳은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이 각각 22.7%, 49.5%로 좋다. 
 
이에 비하면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상승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선박가격 상승 및 발주와 함께 조선업황이 돌아서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조선주가 먼저 올랐다면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이제 막 오르는 분위기다. 사진은 조선기자재 업체인 세진중공업 전경. <사진/ 뉴시스>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납품업체의 특성상 부침이 커서 업황이 나빠질 때 조선업체보다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하고 반대로 오를 때는 짧은 기간 내에 더 많이 뛰는 편이다. 최근 반등폭이 큰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이중에서 규모가 비교적 큰 업체는 LNG 선박에 필요한 초저온 보냉재를 만드는 한국카본(017960)동성화인텍(033500)이다. 
 
석탄을 대체하는 LNG 화력발전과, 벙커유 등 고황유 사용을 제한하는 IMO(국제해사기구) 2020 발효의 영향으로 LNG 사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LNG 보관시설에 필요한 보냉제 제조업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선박 발주가 미뤄지면서 이들이 주목받는 시기도 계속 늦춰지다가 이제야 관련 주문이 나오면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선박엔진을 만드는 HSD엔진과 STX엔진(077970)도 분위기가 좋다. HSD엔진은 조속엔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지만 조선업이 오랜 기간 고전하면서 4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가 지난해에 겨우 탈출했다. 고작 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업황이 돌아섰다는 데 대한 기대감이 커 주가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세진중공업의 경우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에서 데크하우스나 LPG탱크 같은 선박의 일부를 수주해 건조하는 사업을 한다. 조선업에 속한 수많은 기업들이 오랜 기간 고전했지만 세진중공업은 흑자 영업을 지속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선박 배기가스 저감장치(스크러버)도 만들기 때문에 IMO 2020 수혜주로 불렸으나 아무래도 실적은 본업이 좋아지고 있는 지금이 더 기대할 만하다.    
 
선박에 많이 쓰이는 배관 이음쇠를 만드는 피팅업체 성광벤드(014620), 하이록코리아(013030), 태광(023160)도 다시 뛰어나갈 채비를 갖췄다.  
 
 
이날 유독 주가가 강한 오리엔탈정공은 선박상부구조물과 상부기계를 만드는 회사다. 2010~2018년 중 흑자를 낸 해가 2013년밖에 없을 정도로 장기간 고전하다가 2019년 흑자전환했으며 지난해 대폭 증가한 2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날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시가총액은 1600억원대다. 다른 종목들이 적자에 빠져 있는데도 업황 개선 기대감만으로 올랐다면 이 회사는 기대감에 저평가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대형 조선업체를 대거 추천하며 목표가도 올리고 있으나 중소형주를 커버하는 곳은 많지 않아 다수의 조선 기자재 종목들은 눈밖에 있는 상황이다. 이제 막 오르기 시작한 관련 종목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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