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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 복권' 돼버린 공모주 투자…흥행 기록에 목매는 상장사도 부담

따상상땐 238% 수익률, 투자자 솔깃…"공모주가 테마주로 변질"…상장날 반짝 오른 뒤 주가 하락

2021-03-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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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를 공모가 2배에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한 새내기주는 12개. 그러나 두 종목을 제외하고는 상장날 종가보다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따상'을 노리고 공모주 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상상'까지 노리고 중간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고점에 물려 있는 상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326030) 이후 총 12개 종목이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지만, 알체라(347860)명신산업(009900) 등 두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첫날 종가보다 낮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의 반짝 인기로 끝난 것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역시 첫날 따상을 기록했지만 이후 나흘째 하락세다. 첫날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미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8층에서 구조대를 기다린다(18만원대에 매수해 손실을 입고 있다)'는 글이 이어졌다.
 
상장사나 상장 예비 기업들의 고민도 깊다. 기업IR를 담당하는 한 업체는 작년 연말 상장한 기업들로부터 주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초반 기업가치가 2배 이상으로 인정받는 건 고무적이지만 문제는 그 이후"라며 "당연히 따상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동시에 따상 이후에는 일시적인 과열로 첫날 급등해버린 주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모주 투자가 '따상 복권'으로 변질된 것은 지난해 SK바이오팜(326030)카카오게임즈(293490)의 흥행 때문이다. 이들 종목은 '따상상' 기록까지 달성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벌어줬다. 이후 공모주 청약 돌풍이 불면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았다. 
 
특히 상장날 '따상'을 기록할 경우 160%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도 공모주 특성 때문이다. 기존 상장사들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가격 제한폭이 위아래 30%로 제한된다. 그러나 신규 상장종목은 거래 첫날의 매매 최초 가격이 공모가의 90~200% 이내 호가 범위에서 정해진다. 공모가가 1만원이라면 상장날 최대 2만원에서 거래를 시작해 2만6000원(상한가)까지 오를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모가는 시장평가를 받은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을 넓혀준 것"이라며 "또한 공모가 자체가 20~30%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보니 보다 유연한 변동폭을 적용해 제값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도 있다"고 했다.
 
공모주 '한방'에 대한 기대가 날로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주가 당연히 따상에 갈 것이며, 그 수익률만 챙겨 나오면 된다는 인식이 파다하다"며 "테마주 성격이 강해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단기 투자 방식으로 공모주에 접근하는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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