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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기차 속도 내는 현대차그룹…현대모비스, 아산에 제2공장 짓는다

일감 확대 대응·효율성 제고 차원…'일자리 위협' 현대차 노조는 반대 목소리

2021-03-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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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아산에 제2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는 현대차 노조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현대모비스는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에 위치한 인주공단 내에 '아산 제2공장'을 짓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하고 있다. 시공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았다. 공사 현장에 의무 부착해야 하는 건축허가표지판은 아직 설치되지 않았지만, 현장에는 기존 시설의 철거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및 인주공단 내 착공 현장. 사진/독자 제공
 
'부동산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를 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31일 (주)에스피엠과 공장용지 약 10756.6m2(약 3254평)의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2일에는 소유권 이전까지 완료했다.
 
현대모비스 아산 제2공장에서는 미래차 부품을 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본격화하면서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PE모듈과 배터리시스템 등의 주요 부품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아산시 영인면에 '아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아산 제2공장 건설까지 합하면 국내 생산거점은 △울산 염포동공장 △울산 매암동 공장 △광주공장 △이화공장 △서산공장 △안양공장 △김천공장 △진천공장 △포승공장 △창원공장 △천안공장 △충주공장 등 총 14개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 아산공장 노동자들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공장 건설에 반발하고 있다. 부품조립 일감 상당수가 현대모비스로 넘어가면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 아산공장과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은 생산 측면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전동화 가속에 따른 일자리 축소 위기감을 느끼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해왔다.
 
현대차 아산공장 현장조직 '새길'은 소식지를 통해 핵심부품을 외주화하면 빈 껍데기 조립공장으로 전락한다며 아산공장 내 일자리를 없애면서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말하는 것은 사기행각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없애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외주화 정책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 아산공장 입장에서는 모듈화로 일감이 줄어드는 게 보이니 반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면 현대모비스는 일감이 늘어나니 적극 수용하면서도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하청을 두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업체 근로자들로서는 고용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산 제2공장 건설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여러 부문과의 협의 및 보안 등의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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