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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집콕에 층간소음 민원 폭발…건설업계, '소리없는 전쟁' 본격화

층간소음 담당 전문팀 구성…건설 자재 보완도

2021-03-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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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예방에 무게를 싣고 있다. 층간소음 연구팀을 만들거나 아파트 건설에 사용하는 자재를 개선하며 층간소음 잡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 갈등이 늘어나자, 건설사들이 입주민 불편을 줄이고 회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계열사 롯데케미칼, 층간 완충재 기술 보유기업 EPS코리아와 고성능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를 공동개발하기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EPP(발포폴리프로필렌)를 주원료로 하는 바닥완충재를 만들 계획이다. 
 
EPP 소재는 기존 EPS(발포폴리스티렌)보다 경량 충격음 저감에 효과적이며, 중량 충격음을 줄이는 성능도 양호하다는 게 롯데건설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달 ‘소음 진동 솔루션’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소음진동 전문 연구부서인 이 팀은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층간소음, 구조물 진동, 콘크리트 재료, 설계, 디자인 개발 등으로 분산돼 있던 업무와 부서를 신설 팀으로 통합해 층간소음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층간소음 제로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 팀은 석·박사급 전문 인력 13명으로 구성됐다.
 
포스코건설도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석·박사급 16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소재를 개발하고 관련 설계와 시공기술 전반을 개선한다.
 
포스코건설은 개선된 소재나 기술을 빠른 시일 내에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고성능 모르타르와 복합 완충재 등을 활용해 중량 충격음을 줄이는 하이브리드형 강성보강 특화 바닥구조 기술을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팀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리모델링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ENG센터산하 석·박사급 인력 10명으로 구성되며, 부사장급인 ENG센터장이 연구소장을 담당한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분석에서 재료 및 구조, 신공법 등 기술 개발과 해결 방안 등을 연구한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해 층간소음 차단에 나섰다. 이 구조는 △1층 내력강화 콘크리트 △2층 고탄성 완충재 △3층 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된다. 대우건설은 층간소음의 주 원인인 중량 충격음을 줄이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판 강도를 높이고 차음재와 모르타르 두께를 늘렸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스마트 3중 바닥구조 개념도. 이미지/대우건설
 
DL이앤씨도 바닥에 설치되는 완충재를 두껍게 만들며 층간소음 줄이기에 힘을 실었다. DL이앤씨는 완충재 두께를 기준보다 20mm 이상 늘린 60mm로 개선한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층간소음 저감에 나서는 건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4만2250건으로 전년도인 2019년 2만508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층간소음을 이유로 건설사에 하자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 각 회사들이 층간소음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늦어도 내년 7월부터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하기로 한 점도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대응에 나서게 된 이유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는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서 샘플 가구를 뽑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해야 한다. 성능 평가 결과에 따라 주택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층간소음 개선에 나서면서, 일각에선 분양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건설사들이 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분양가격 인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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