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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영상)한달 새 5억원…보험사 CEO, 자사주 매입 '열풍'

책임경영 제고 의지 표명…소각 아닌 만큼 주주가치 제고는 '글쎄'

2021-03-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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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한달 새 매수한 자사주 규모가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경영 제고 의지를 내비친 셈이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물량이 아닌데다 소각방침도 아니어서 주주가치 제고와는 사실상 무관하다는 평가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 등 보험사 CEO들이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매수한 자사주 총 금액은 4억9540만원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16일 보통주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단가는 7만8000만원이며 총 금액은 1억5600만원이다. 지난해 3월 매수한 자사주 6000주를 더하면 전 사장의 삼성생명 주식수는 총 8000주에 달한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도 지난달 22일 총 1억7000만원 규모의 보통주 1000주를 매수했다. 매수 단가는 17만원이다. 최 사장이 보유한 삼성화재 주식은 총 2000주로 증가했다. 
 
각자 대표 체제를 이루고 있는 현대해상 CEO들도 자사주 매수에 나섰다.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주당 2만425원에 보통주 4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총 금액은 8170만원이다.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도 지난달 17일 총 8945만원 규모의 보통주 4280주를 주당 2만900원에 매입했다.
 
회사 차원에서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러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자사주 300만주를 5월14일까지 장내매수키로 했다. 주당 금액은 3720원으로 총 110억원 규모의 자금을 자사주 매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000060)도 6월4일까지 보통주 166만3200주를 장내매수할 예정이다. 취득 예정 금액은 282억7440만원이다. 현대해상도 5월10일까지 총 207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
 
보험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장내매수를 통한 주가 방어의 효과는 물론 실적 개선 등 회사에 대한 자신감까지 내비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대부분의 자사주 매수가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주주친화 정책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즉 본질적인 기업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주식수는 감소해 주주 이익을  꾀할 수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매수는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면서 "자사주 매수가 직접적으로 주가 부양에 크게 반영 되는 건 아니다. 다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면서 회사의 가치를 좋게 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이성재 현대해상 부사장. 사진/각 사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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