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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건설업계 주총…사명 변경에 여성 사외이사 선임 '눈길'

금호산업, 금호건설로…대림건설도 DL건설 변경

2021-03-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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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사명 변경이 주요 안건으로 부각된다. 기업의 사업 영역 조정에 따라 상호를 바꾸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룹 명칭 변화에 따라 사명을 수정하는 곳도 있다. 아울러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는 건설사도 있다. 개정 ‘자본시장법’의 시행에 앞서 선제 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한 건설사 주주총회 현장. 사진/뉴시스
 
16일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달 26일 정기 주총을 열고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새로 바뀌는 이름은 ‘금호건설’이다. 건설업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 된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은 과거에 이미 고속사업부와 타이어사업부 등을 분사시켰고,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분법 평가에서 제외하면서 사실상 건설업이 주요 사업으로 남은 상태다. 
 
DL이앤씨의 자회사 대림건설도 이름을 바꾼다. 대림건설은 이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DL건설로 사명을 바꿀 계획이다. 기존 대림그룹이 지주사 체제인 DL그룹으로 전환하면서, 계열사가 이에 맞춰 사명을 변경하는 중이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DL이앤씨로, 유화부문은 DL케미칼로 이미 바꿨다. 
 
SK건설도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사명 변경이 예상됐으나, 관련 안건을 다루지 않기로 했다. 사명 변경은 아직 검토 중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는 회사 이름을 바꾸는 안이 상정되지 않았다”라며 “아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SK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에코플랜트, SK임팩트, SK서클러스 등 3개 사명 후보군의 상호 가등기를 신청한 상태다. 현재의 사명으로는 회사 정체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SK건설은 건설 외에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적극 넓히고 있다. 사명 변경으로 결론이 나고 필요한 절차도 모두 거치면 임시주총을 열어 이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사명 변경 외에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건설업이 ‘남초 산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례적인 풍경이다. 
 
현대건설은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를 회사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조 교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대건설은 오는 2026년까지 건설현장 작업의 20%를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인데, 이 같은 점을 반영해 로봇기술 분야 전문가를 선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조희진 범부법인 담박 대표 변호사를 회사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조 변호사는 국내 여성 1호 지검장 출신이다. 지난 1989년 검사 임관 후 서울고검 차장검사,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남성 중심의 건설산업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나서는 건 개정된 자본시장법 영향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의 이사로 구성해선 안 된다. 이사회에 여성이 최소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다. 2년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내년 8월 전까지 해당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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