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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조카 박철완 공세에…'반격 카드' 내놓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이사회서 이달 주총에서 논의될 안건 상정

2021-03-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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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금호석유(011780)화학 경영권을 놓고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박찬구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고배당'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위원회 설립' 등의 카드를 내놓으며 방어에 나섰다. 또 향후 5년간 2차전지(배터리)와 같은 신성장 사업 등에 3~4조원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매출 9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 사옥. 사진/뉴시스
 
 
금호석유화학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의 안건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특히 보통주의 배당금은 주당 4200원(대주주는 4000원)으로, 우선주는 주당 4250원으로 확정했다. 총 배당금 규모는 1158억원으로, 전년비 약 2.8배에 해당한다. 금호석화는 기존 배당 정책보다 상향된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향후 2~3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을 고려해 총 배당금 규모를 전년 대비 약 180% 늘렸다”고 말했다. 
 
또 정관 일부 변경의 건에서는 지속가능경영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반 마련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주주 가치 중심 이사회 운영을 담보하는 핵심 방안으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여 이사회의 독립성, 투명성 및 합리성을 제고하며, △ESG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GS위원회 △계열회사 및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이해상충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위원회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를 각각 설치한다는 안건도 상정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이사회내 위원회의 신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병남 선임의 건 △사내이사 박철완 선임의 건 △사외이사 조용범·최정현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민존케이 선임의 건 등의 박 상무 주주제안도 의안으로 상정됐다. 
 
박 상무는 앞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신설 △신규 이사 5인 선임 △계열사 상장 △비영업 부실자산 매각 등을 주주제안으로 내걸었고,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상법과 저촉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배당 확대 관련 사안은 적법성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진행중이며, 상정하게 될 경우 정정 공시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박 회장과 박 상무 간의 표 대결을 염두에 둔 양측의 회심의 카드에 해당된다.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우호 지분 확보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으로 떠오른 만큼 주주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지분이 50%가 넘는다. 현재 개인 최대주주는 박 상무(10.12%)지만, 박찬구 회장의 경우 본인의 지분 6.69%을 비롯해 아들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 등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총 14.86%로 박 상무 측을 넘어선다. 이외에 국민연금 지분은 8.16% 소액주주는 50.48%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이사회를 이전부터 박 상무의 거친 공세는 이어졌다. 그는 지난 3일 주주 대상 웹사이트를 열고 금호석화의 기업가치 하락 요인에 대한 지적과 가치 상승을 위한 방안 등을 제안했다. 박 상무 측은 "충분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2차 전지, 수소 등 기존 사업과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에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투자하겠다"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이사진을 구성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힘쓰겠다"고 했다.
 
또 지난 2일에는 금호석화 보통주 9550주를 장내 매수하며 추가 지분 확보에도 나섰다. 이로써 박철완 상무의 금호석화 주식 수는 308만2207주로 지분율은 10.12%로 증가했다. 또 모친인 김형일 씨를 특수관계인으로 추가했으며, 김 씨도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김씨는 지난 2일 보통주 2만5875주를 주당 약 21만2912.56원에 매수했으며, 지분율은 0.08%에 해당된다. 
 
다만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는 이들이 추가 매수한 주식은 의결권을 발휘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박 상무가 이달말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 일부를 교체하고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진까지도 교체하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로 보고 있다.
 
한편 박 상무는 회사를 상대로 주총 안건 관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5일 양측은 심문 기일을 통해 공방을 이어갔고, 법원은 이사회 전날인 지난 8일까지 의견서를 제출받은 뒤 결론을 내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일을 고려하면 가처분 신청 결과는 늦어도 11일까지는 나올 전망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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