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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늘어난 반전세 거래 비율…주거비 증가 우려 현실화

아파트 준전세 거래 비율, 지난해 8월 이후 증가세

2021-03-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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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준전세 거래 비율이 증가했고, 이 같은 상태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임대차법 이후 나타난 결과다. 전세 가격 상승에 따라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진 이들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지급하는 방식인 준전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서울시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반전세 매물 광고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전월세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은 준전세 거래 비율이 그 전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7월 10.5%에서 8월 13.4%로 오른 뒤 △9월 14.5% △10월 13.3% △11월 23% △12월 17%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1월 16.9%, 2월 15.8% 등 지난해 8월 수치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전인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는 대체로 10%선에 머물렀다. 지난해 1월과 2월, 3월은 각각 10.9%, 11.9%, 10.1%였고 4월에 13%로 올랐으나 5월 10%, 6월 9.8%로 낮아졌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7개월 기간을 직전년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도 준전세 거래비율이 올랐다. 2019년 8월(13.3%)과 12월(13.6%)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9월~11월)은 줄곧 9%를 기록하며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임대차 거래를 뜻한다. 전세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 형태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반전세의 한 종류다. 보통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전세 가격이 높을 때, 자금 압박을 덜기 위해 전세 대신 차선으로 선택한다. 월 임대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세에 비해서는 세입자 선호도가 낮다. 
 
그럼에도 준전세 거래비율이 늘어난 건 전세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해 발표한 지난달 월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올랐다. 2019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쉬지 않고 연속으로 상승했다. 장기적 저금리로 인한 전세의 월세 전환, 임대차법 이후 계약갱신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 등으로 수급 균형이 나빠지면서 가격 상승에 불이 붙었다. 
 
준전세 거래 비율의 증가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준전세 시장의 선행 지표인 전세 시장이 안정화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예년보다 감소하고 국내 기준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낮다. 전세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준전세 시장으로 발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전세 물량 감소와 저금리에 더불어, 전세 매물을 공급하는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것도 전세 시장을 악화시켜 준전세와 같은 반전세 거래를 늘리는 요인”이라며 “제도나 시장의 상황이 세입자에게 우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적어, 준전세 거래 비율의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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