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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 두 달 만에 또 재판 시작…가중되는 사법리스크

11일 삼성물산 합병·회계부정 공판준비기일…내용 복잡해 장기전 예상

2021-03-1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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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재판이 이번 주 재개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두 달만이다. 사건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번 재판은 결론이 나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삼성의 '사법 리스크'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 형사합의 25-2부는 오는 11일 오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의 두 번째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 불법성이 있다며 지난해 9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중요 사항을 보고 받고 승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첫 근무일에 반도체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찾은 모습.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삼성은 합병은 경영권 안정과 사업 시너지 달성 등의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고 불법적인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이 지난해 10월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의 수사기록을 살펴보고 의견을 밝히는 데만 3개월은 필요하다고 할 만큼 내용이 방대한 데다 주가조작과 회계 부정 등의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만 2년 가까이 진행됐고 아직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3~4년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내년 7월 형기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한참 동안 경영에 집중하지 못하고 법원을 오가면서 재판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도 삼성 경영진과는 만나지 못하고 변호인단만 면회하면서 재판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역 문제로 면회가 일주일에 1회, 10분으로 제한돼 경영까지 챙길 틈이 없어서다.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삼성은 파운드리(위탁생산)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등에 관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 앞서서도 삼성은 이 부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최근 수년간 검찰 조사와 재판 등에 불려 다니면서 의사결정이 더뎌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예정된 투자나 사업계획을 집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조 단위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당분간 의미 있는 수준의 대규모 투자나 M&A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부회장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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