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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나

바이든호 미국, 한일관계 중재할까

2021-02-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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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우리 정부의 관계 개선 노력에도 냉랭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북핵 담당 실무자들이 3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미국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앞서 일제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일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부터 우리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 다양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회견 열흘 전인 8일 서울지방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대해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이 우려하는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문제에 대해서도 "강제집행의 방식으로 현금화된다든지, 판결이 실현되는 방식은 한일 양국 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본 측을 배려한 발언으로 파악됩니다. 그러나 일본은 싸늘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새로운 한국 외교 수장으로 올랐지만 일본은 여전히 한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취임 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전화 통화를 포함해 조속한 소통에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일본은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지금까지 5개국 외교장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모테기 외무상과는 통화 날짜도 잡지 못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현지 언론은 이런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해 "한국이 역사 문제를 다시 꺼내드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을 대화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스가 정권 내에서 혐한 무드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관계 개선을 향한 의욕을 느낄 수 없다. 서둘러 만날 필요가 있는가"란 총리관저 내 분위기와 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이 만나도 "날씨가 춥네요"정도밖에 할 얘기가 없을 것이란 정부 고위 당국자의 냉소적 반응도 소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19일 한미일 북핵 담당 실무자들이 3자 회담을 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회담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3국의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 일본 당국자들과 이미 전화통화를 했고 상견례보다 진전 방향 논의로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비핵화와 한일 관계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한일 관계에 개입하진 않겠지만 물밑에서 관계 개선을 적극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 앞서 정의용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한미일 3각 공조를 해나가면서 한일간 문제는 필요하다면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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