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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임원은 최대 실적 보상받는데…" 네이버, 성과급 차등 지급에 갈등 고조

노조, 제각각 성과급 지급방식에 투명한 지급 기준 공개 요구

2021-02-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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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네이버가 직원들에게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저연차 직급은 연봉 인상폭이 높은 반면 고연차 직급은 미미해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지난 6일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메일을 보냈다. 해당 메일에는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음에도 지급된 성과급은 그에 못 미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게다가 네이버 측이 관련 해명없이 바로 “메일을 회수하라”는 요구를 해 불만이 더 쌓이고 있다.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진/뉴시스
 
당장 네이버 노조 측은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를 반영해 19일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이날 노조측은 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뿔이 난 요인 중 하나는 임원들의 보상 대비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 몫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다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자사 소속 임원 90명에게 총 8820주(31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성과급의 일부로 지급했다.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와 별개로 1000만원 규모 스톡옵션(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이 지급된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는 2019년 2월부터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나눠주고 있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이같은 스톡옵션 혜택도 적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5조3041억원, 영업이익 1조2153억원을 달성했는데, 직원들이 요구하는 성과급 지급 규모의 최소 상한선은 영업이익의 5%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네이버 주주배당액이 약 600억원(영업이익의 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적정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사내 직급별 차등 연봉 인상 적용을 추진하면서 직급별 차별 대우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부터 네이버는 개발직군을 포함한 신입들의 연봉을 전년대비 큰폭으로 올렸다. 신입 공채에 지원하는 개발 직군의 연봉은 기존 4500만원에서 5000만원선으로 상향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연봉을 많이 받는 직원들의 경우 인상률이 낮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고연차가 저연차보다 연봉을 덜 받는 모순된 상황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SK하이닉스는 최근 직원들의 불만을 반영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으로 분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5%는 과하지 않은 조건이다. 이 부분에 대해 노조 측이 건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업이익은 전 직원이 노력해서 얻은 성과인데 왜 임원들에게만 파격 보상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모두가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고, 회사에 오랜 시간 기여해온 분들도 많은데 적절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공정한 배분이 필요하고, 기준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 측은 임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과 관련해  직원들과 사전에 질의를 받은 내용을 토대로 오는 25일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노조가 의견을 개진할 때엔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 등 사전에 협의된 창구를 활용하는 것으로 단체협약을 통해 합의했는데, 이번처럼 전사에 단체 메일로 보내는 행위는 사전 협의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메일을 회수하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성과급은 이미 지급됐는데 조직, 개인별로 각기 다르며, 조직별로 인센티브와 연봉에 대한 기준은 공개했다. 25일 설명회에서는 사전에 직원들로부터 받은 질의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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