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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연초부터 악재 연속…위기 심화되는 중견 완성차 3사

쌍용차,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르노삼성, 노사 강대강 대치국면

2021-02-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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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3개사가 연초부터 대내외 악재로 위기를 겪고 있다. 3사의 올해 신차출시 계획도 불확실해지면서 위기극복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003620)는 오는 16일부터 평택공장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이달에만 3~5일, 8~10일 공장 가동을 멈췄다. 설 연휴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에따라 ‘올 뉴 렉스턴’ 등 주요 차종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협력업체를 찾아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지난해 어음을 포함한 미결제 대금의 현금 지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재개 일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말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와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동시에 신청했다. 법원을 이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 시점을 오는 28일까지 연기했다. 쌍용차는 당초 이달내로 매각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던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의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1~2월 직원 급여의 50%만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할 정도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올해 초 출시예정이었던 브랜드 첫 전기차 E-100의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산업은행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HAAH가 P플랜 참여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산은의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 “HAAH과의 투자유치 계약이 무산되면 새로운 투자자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ARS가 종료되는 시점에 회생절차가 개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르노삼성도 노사갈등이 고조되면서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르노삼성은 2012년 이후 8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달부터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20% 삭감한다. 또한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을 시행해 고정비용 절감에 나섰다.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 Vicente de Los Mozos) 르노그룹 부회장은 지난 9일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부산공장은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 말을 믿고 그룹 경영진을 설득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으며, 반드시 이행해야 할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르노삼성도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에서 9만5939대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지만 수출은 2만227대로 77.7%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도 11만6166대로 34.5%나 줄었다. 지난해부터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 가량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끝나면서 XM3의 유럽 수출이 절실하다. 
 
하지만 노조는 조만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투쟁 일정 및 수위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이달 초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 57.5%의 찬성률로 파업안을 가결했고 고용노동부에 쟁의행위 신고서를 접수해 파업 철자를 단계적으로 밟고 있다. 노사 간 강대강 충돌이 지속되고 르노그룹에서 XM3 유럽 수출물량을 해외공장에 배정한다면 부산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지엠은 이달 8일부터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였다.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을 빚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특히 트랙스의 경우 수출 주력 차종이라는 점에서 감산이 지속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볼트 EUV는 전기차를 비롯해 타호, 실버라도 등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들어 2강(현대차, 기아)-3약(쌍용차, 르노삼성, 한국지엠)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쌍용차는 존립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고 3사 모두 위기 극복을 위한 신차 계획도 없다는 점에서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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