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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변해야 산다"…대기업, 사업 재편·투자 박차

LG, 전장 키우고 스마트폰 정리 수순…한화, '수소·우주' 키우기 속도

2021-01-2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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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주력 사업을 재편하거나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미래 먹거리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설립한다. LG전자가 VS본부 일부를 물적분할하고 마그나가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합작법인은 올해 7월 공식 출범 예정이다.
 
LG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자동차의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LG전자는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인포테인먼트를 중심의 VS사업본부, 램프를 담당하는 ZKW, 파워트레인을 맡는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3개 축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육성하기 위해 2013년 VS사업본부를 신설했고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 등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할 기술력을 갖췄고 벤츠와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추진하는 것도 전장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했고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해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됐다. LG전자는 MC사업부 매각으로 대규모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현금 유입을 통해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커진다.
 
지난해 LG화학의 전지사업을 분할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급성장하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자금 마련 차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인수를 결정한 쎄트렉아이 인공위성. 사진/쎄트렉아이
한화그룹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미국 고압탱크 업체인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사내 벤처로 출발한 시마론은 대형 수소 탱크와 항공 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로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2030년 고압 탱크 시장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신성장 사업 투자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그린 수소 사업 강화 차원에서 수소기술연구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한화에너지는 글로벌 오일 메이저인 프랑스 토탈과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인공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한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첫 위성 전문기업으로 우리나라 최초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진이 설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 수소 에너지 등 신규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그룹은 SK(주)와 SK E&S가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 플러그 파워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수소 사업을 본격화했다. SK는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의 신규 사업 개발 기회를 선점할 계획이다.
 
SK는 수소 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SK E&S와 SK건설, SK이노베이션 등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신설한 바 있다. 최근 SK(주)는 첨단소재, 그린, 파워, 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 육성과 투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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