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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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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계좌이동제와 같지 않으려면

2021-01-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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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에서 내가 여러 금융기관에 예치한 자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2019년 10월 시범운영, 그해 12월 정식 시행을 걸쳐 지난달에는 2금융권까지 확장했습니다. 경쟁사가 확장한 만큼 은행들의 입장도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은행들의 피드백에는 다소 냉소적인 감정이 묻어났습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내부에서 사실상 식은 이슈다. 몇 년 전 계좌이동제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입장을 묻는 제 기분도 무안함이 들었습니다.
 
2년 전 오픈뱅킹 도입을 전후한 시점에서 은행들의 반응은 지금과 사뭇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당시에도 일부는 최근과 같은 반응이었지만, 고객 이탈이 심할 수 있다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시범운영이 시작된 2019년 10월30일 당일 저는 한 시중은행의 디지털 특화지점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지점장은 주요 임원들이 서비스가 오픈하는 새벽부터 일어나 이를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그날 오전까지 한 시중은행에서만 20만~30만 건에 달하는 거래가 진행됐다고 합니다.
 
서비스가 여전히 킬러콘텐츠로 자리하지 못하는 데는 보안 우려가 가장 클 것입니다. 동시에 은행들이 자기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부문도 작용합니다. 오픈뱅킹은 다른 은행에 있는 내 계좌도 이체·조회가 가능한 것이 골자인데 은행들은 조회를 더 무서운 부분으로 봅니다.
 
예를들어 향후 조회 기능이 더 활성화되면 A은행의 자산관리서비스 인공지능(AI)이 "C은행에 예치한 4000만원, 우리은행에 옮기면 이자 20만원 더 받을 수 있다"고 권유할 수 있게 됩니다. 금융당국도 종래엔 이러한 모델을 바라고 있지만, 은행으로서는 아찔한 상황입니다. 
 
향후 오픈파이낸스까지 확장하면 오픈뱅킹의 파급력은 더 커집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올해 금융플랫폼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오픈뱅킹은 과거 계좌이동제의 잔향이 더 짙게 나는 게 사실입니다. 
 
고객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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