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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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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들의 잇단 대권도전 실패…이낙연·정세균은

2020-11-24 09:54

조회수 : 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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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무총리.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지만 행정부를 움직이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다. 권력의 최정점인 대권이 바로 눈앞에서 보이고, 언론 노출도 잦기 때문에 인지도도 쉽게 오른다. 그래서 역대 정권마다 총리는 ‘대선 예비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통령으로 선출된 총리는 한 명도 없었다. 최규하 전 총리의 경우 1979년 10·26 쿠테타 당시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에 올랐고 이후 12월에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8개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현재까지 역대 총리 중 대통령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인물은 누구일까. 첫 번째로 이회창 전 총리가 꼽힌다. 김영삼정부에서 시절 총리를 지낸 이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잦은 대립으로 ‘대쪽 총리 이미지’를 강화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1997년에는 김대중 후보에게, 2002년에는 노무현 후보에게 모두 근소하게 패배했다. 2007년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지만 3위에 그쳤다.
 
김영삼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한 고건 전 총리도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았지만 중도에 포기를 선언했다. 고 전 총리는 민선 서울시장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정지 상태일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며 안정적인 행정경험이 강점이었다. 노무현정부 당시 한때 여권의 유력 주자로 떠올랐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대립, 대선 지지율 하락 등으로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이해찬 전 총리도 ‘일 잘하는 총리’라는 평가를 받고 2007년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당시 정동영·손학규 후보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이명박정부 당시 정운찬 전 총리는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대선주자로 떠올랐지만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면서 1년도 안 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정부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헌정 사상 두 번째 권한대행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대표를 맡으며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패배하면서 현재는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총리 출신 직선 대통령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은 대통령과 총리의 정치적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리직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임명직이지만 대통령은 정치적 경쟁에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정치권에서 대통령은 끊임없이 경쟁과 협상을 반복해내며 자신의 입지를 키워내야 될 수 있는 자리다. 총리가 ‘대선 예비주자’는 될 수 있지만 반드시 대권을 거머쥘 수 있는 자리는 아니라는 것이 과거 총리 출신 대선주자들이 남긴 교훈이다.
 
현재 여당 차기 대선 후보 경쟁은 문재인정부에서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양강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가세한 모습이다.

독자적인 지지층을 확보한 이 지사를 제외하고 이 대표와 정 총리가 '친문'(친문재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구도다. 다음 대선에서는 두 전현직 총리는 오랫동안 깨지지 않은 “총리를 거쳐서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사실 경기지사 자리도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있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4명의 걸출한 전직 경기지사들은 한 때 유력한 대선주자였다가 중도에 뜻하지 않은 액운을 만나거나 순탄치 않은 정치 환경에 부닥쳐 결국 모두 낙마했다. 이재명 지사는 어떨까. 어떻게 보면 다음 대선은 ‘징크스 대 징크스’의 대결이 아닐까 싶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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