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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개혁이 완수되려면전재경 사회자본연구원장야당 후보들이 압승한 4·7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를 보면,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지만 단순화시켜서 두 가지 계열의 표심이 두드러졌다. 하나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유층의 반발이고 다른 하나는 장래 희망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이다. 이러한 표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년을 반추하면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풀어 육성하는 대자본 중심의 몇몇 첨단산업과 K-방역 그리고 방위산업을 제외하고는, 여러 부문에서 많은 문제들이 풀리기 보다는 쌓여 왔다. 정부는 첨단산업과 K-방역 그리고 국방에 주력하는 사이에 남북문제, 검찰개혁, 부동산, 금융, 재래산업, 일자리, 환경 그리고 사회안전망에서 일부 실기하였다. 한국형 그린뉴딜은 시작이 늦었고 환경정의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남북문제의 경우 북핵에 대하여 미국이 주도하는 UN 제재 속에서 우리 정부가 능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북원조 등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외교적 선언에 머물지 말고 미군의 동의가 필요한 군사정전협정이나 대북UN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남북불가침협정을 체결하여 남북이 교류할 수 있는 국제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였다. 불가침협정이 체결된다면 UN제재에 반하는 직접적인 대북원조가 아니더라도 남북한 동시 군비축소, 민간왕래, 남북관광, DMZ 세계유산화, 남북환경협력 등 할 일이 많다. 북한은 핵협상을 토대로 미국과 주고받을 과업들이 있겠으나, 이는 우리가 개입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해결할 일이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특히 많은 장애가 생겼다. 부동산 시장은 속성상 자유경제 체제에 맡기거나 아니면 완벽한 계획경제 체계를 적용하여야 한다. 역대 우리 정부는 헌법에 기반하여 부동산 정책을 여기저기 개입하면서 중용의 원리에 따라 규제와 유인을 섞바꿔 운용하기보다 토지거래와 주택개발에서 규제 내지 정부중심을 강화하였다. 지난 2월 LH·SH 등을 앞세운 '공공주도 3080+' 등이 그것이다. 주택시장은 통상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을 보이지만 2016년 이후에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흩어졌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주택거래량은 2017년 94만7000호에서 2020년 127만9000호로 늘었고 전월세량도 2017년 167만4000호에서 2020년 219만호로 늘었지만, 2020년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32(12월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고, 수도권·지방의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하였다. 기준금리가 동결·인하되면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 자산투자가 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가격이 오름에도 여전히 '사겠다'는 심리가 확산됨은 보유세·거래세·공시지가·담보인정비율(LTV) 등 부동산 거래제도의 규제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아니함을 시사한다. 임대차 3법은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시켰으나, 전월세 시장의 경직화로 말미암아 세입자가 동시에 다른 곳에 자가를 소유하는 '신분혼동'이 심화되었다. 공공개발 방식에 기반한 부동산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부동산을 시장에 맡기지 아니하고 정부가 깊숙이 개입하려면 해당 규제체계가 주변 여건을 고려하면서 유연하게 변화하여 정합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난개발을 방지할 의도로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체계는 그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시장기구의 자동조절 기능을 제약한다. 따라서 공공개발을 계속 유지하려면 그 경직성과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택지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이 불가피하다. 아파트 선분양제와 가격상한제는 이를 가속화시킨다. 녹지나 농경지를 신도시로 훼손하지 아니하면서 토지를 재활용하여야 공공개발이 정당화된다. 나아가 백약을 독으로 바꾸는 부패를 방지하여야 한다. 감시자와 사업자의 신분을 분리시켜야 한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부패할 수 있음을 간과하여 그의 혁명론이 미완에 그쳤듯이, 공공개발론은 그 운영자들이 부패할 수 있음을 간과하여 공분을 샀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제도설계를 통하여 투기를 잡고 실수요자들을 안심시키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음에도 당국자들이 제도의 부정합성에 갇혀 있음이 안타깝다. 금융산업의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자본시장법을 개혁하여야 한다. 국제적인 금융의 융합현상에 따라 종전에 기능별로 분할되어 있던 금융기관들의 직역을 통합하고 이를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지만, 법체계의 정합성이 미흡하고 규제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고도로 훈련되지 아니한 피규제자들은 자기행위가 탈법임을 잘 모른다. 나아가 일자리는 첨단보다 재래산업에 더 많다. 재래산업의 경쟁력과 효율을 도모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쟁에서 도태된 사회경제적 약자들과 고령자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사회안정망이 보강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전환과 제도 개혁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 안에 실현되면 참 좋으련만, 현실적으로는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여당 지도자들이 완수하여야 할 것이다. 전재경 사회자본연구원장(doctorchun@naver.com)


디지털 성범죄, 언제까지 사후약방문 쓸 것인가전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던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n번방에서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을 제작·유포한 조주빈·문형욱 등 관련자들이 하나둘 체포됐고, 국회는 n번방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n번방 일부 운영자의 1심 선고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유사 범죄는 반복됐다. 몇 년 전 논란이 됐던 '소라넷' 복사판 사이트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이들은 법을 비웃듯 온라인상을 활개 쳤다. 사이트 메인에 자신들은 "불법자료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구까지 내걸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불법자료 삭제 요청에 해당 자료가 불법촬영물이라는 증거를 대라며 '피해자 신분증'을 요청하는 기만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이트를 회원 공개로 전환하고 주소를 바꾸며 운영을 이어갔다.  부족한 인력·해외 공조의 어려움 등이 지적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자들이, 특히 불법촬영물 시청 범죄자들이 스스로가 범법자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법촬영물을 제작한 것도, 돈을 받고 판 것도 아닌데 왜 자신들이 문제가 되냐는 것이다. 죄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태도에 거리낌이 없다. 26만 n번방 회원을 모두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이에 n번방 방지법은 단순 소지·시청 처벌 조항까지 담았다. 하지만 불법촬영물 구매·소지·시청 혐의로 구속돼 재판 결과 유죄가 나와도 대부분 실형을 살지 않고 징역형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풀려난다. 몇천개의 불법촬영물을 다운받아도 사회로 돌아올 수 있다. 솜방망이 처분에 두려움이 없다.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관련 범죄도 폭증하는데, 이를 법과 제도가 모두 따라잡기는 힘들다. 해외 서버를 압수수색하고 국외로 도피하는 불법사이트 운영자를 잡아도 사이버 성범죄가 줄지 않는다. 엄청난 수요를 등에 업고 불법촬영물 공급자는 계속 생겨나고 있다.  n번방 운영자인 '갓갓' 문형욱은 최근 1심에서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문 씨가 "피해자를 게임 아이템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불법촬영물 관련 디지털 성범죄가 얼마나 반인륜적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살아있는 인간을 이용해 끔찍한 게임을 만든 셈이다. 불법촬영물을 보는 사람도 똑같다. 불법촬영물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도 피해자를 게임 아이템으로 취급하는, 똑같은 범죄자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범죄자가 양성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사후약방문만 쓸 것인가.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영원히 불법촬영물의 위험 속에 도돌이표를 연주하게 될 것이다.  배한님 중기IT부 기자(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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