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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판결' 확정이 쏘아올린 신호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4일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형을 확정받았다. 지난해 7월 서울고등법원이 같은 형을 선고한 3년 9개월 만이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종식됐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은 과거 새누리당의 공천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대통령의 중립의무를 저버렸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일찌감치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다. 이날 확정된 형까지 합산하면 22년의 징역형과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원 등을 집행 받게 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번 판결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우선, 박 전 대통령과 그녀를 옹호하던 측이 주장해왔던, '희생자 프레임'이 깨졌다. 그동안 극우 보수 세력들은 "탄핵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진보 정권이 보수의 아이콘인 박근혜를 죽이고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지난한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 확정으로 더 이상 그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두 번째, 이번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이 저지른 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선의의 행동 때문이 아니라, 상당히 남부끄러운 일종의 파렴치범적 성격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유신 헌법에 반대하며 시위하던 많은 젊은이들이, 국보법위반 등으로 형을 선고받았을 때나 민주화를 외치면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들자고 주장하다 군부 독재의 창·칼에 쓰러져 고문을 당하고 수감되었을 때는 그들이 비록 전과자이기는 하지만 나라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킨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청년이라는 평가가 가능했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상대로 '내가 엄청난 특혜를 주고 당신들의 재벌 기업 세습이 유지되도록 도와줄테니 반대급부로 거액의 돈을 달라'고 한 행위는 너무도 너절하고 냄새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정치권력을 굳건하게 하기 위해 주변 사람을 전부 자신 주위에 포진시키는 식으로 공천에 개입한 행위 역시 선진 조국을 만들기 위한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탐욕과 부패로 얼룩진 부끄러운 지도자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일이다. 삼성과 롯데, SK 등 대기업들과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아 빼돌린 혐의, 그리고 과거 새누리당의 공천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대통령의 중립의무를 저버렸다는 혐의 등 어느 하나도 변명이 통할 수 있거나 선의로 표장되기 어렵다.  세 번 째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 확정은 '수천만 민초들이 촛불집회라는 비폭력적 수단을 이용해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추구하고 나라와 국민에게 큰 잘못을 지지른 지도자를 법치주의 통제 하에 단죄 받게 했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매우 올바른 것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졌으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몇 달 내내 미국을 초토화시키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결국 당시 우리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에서 이루어낸 '대한민국식 민주주의'가 얼마나 괜찮은 것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 확정은 국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전제된 ‘사면’을 가능하게 한다는 신호이다. 그동안 사면은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명분아래 정권 교체기나 대선을 앞두고 남의 편을 내 편으로 끌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그래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아무런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았음에도 '무조건적이고 의례적인 사면'을 시켜주었고, 그 결과 몇 십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씨가 진실을 왜곡시키고 억울함을 호소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연초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아직 판결 확정도 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이야기를 꺼냈을 때 상당수 국민들은 불편해하고, 뜬금없어 했으며, 여당 지지자들조차 자신들의 당 대표를 비난하고 나서게 되었다. 물론 박 전대통령이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 당하기 전부터 수차례 자신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서는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비리를 저질렀다는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오래도록 차가운 구치소에 수감되어 형을 집행 받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이제 문 대통령도 올 4월 시장 선거나 내년 5월 대선 등을 겨냥해 국민 통합의 관점에서 박 전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특별사면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 전대통령의 판결 확정은, “당신은 이러 이러한 죄를 지었다는 인정, 따라서 그 죄값은 이만큼이나 받아야 한다는 국민적 선언,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얼마든지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선포하는, 신호탄이 되는 것이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고갈로 시름하는 고용보험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는 가슴 웅클한 말이다. 누구나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고 무한경쟁 시대에서도 낙오될까 불안해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살아갈 길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다. 개인주의와 경쟁이 핵심가치인 미국보다 보편적 복지정책을 펼치는 북유럽국가가 선망의 대상으로 종종 회자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올해부터는 예술인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예술인도 직장인처럼 일을 못하게 될 경우 실업급여를 받고 아이를 낳게 되면 출산전후휴가급여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부담도 크지 않다. 월 평균 보수가 200만원이라 가정할 경우 월 1만6000원을 내면 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를 모두 포괄해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턱 없이 부족한 기금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열기도 전에 이미 고용보험 적자가 8조원에 이르렀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적립금도 2017년까지만 해도 10조원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6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자 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국면인 1998년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하며 실업급여 지금액은 1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코로나 여파로 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한 서비스 취업자 부진 영향 때문이었다.  기금을 관리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는 기금고갈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타 사회보험과 달리 경기변동에 따라 지출구조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해명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재정고갈을 이유로 고용보험 지출을 줄 일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부정만 할 수도 없는 말이다. 그러나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빼고도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라는 거창한 슬로건에 비해 기금 확보 방안 계획은 전무하다시피했다. 촘촘한 고용보험 기금 마련 방안도 뒷받침됐어야 했다.  연초 감사원장이 고용보험을 언급하며 건정성 위협 요인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 보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이다. 고용보험이 고용보험 기금을 넘어 전국민 세금으로 충당되는 쌈짓돈으로 전락하지 않게끔 감사원의 결과가 기다려진다.  이정하 경제부 기자 ljh@etoma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