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한국GM 쟁의권 확보·르노삼성차 파업 논의 돌입…'파업 초읽기'
한국GM 오는 25일 파업 여부 최종 결정…르노삼성 부산공장 비가동으로 갈등 심화
2020-09-24 16:51:57 2020-09-24 18:09:38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GM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결정으로 파업권을 확보했고, 르노삼성차 노조는 내부 회의를 소집하며 쟁의조정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노사 갈등으로 자동차 생산량마저 뒷걸음치며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이날 한국GM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관련한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노사 간 견해 차가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중노위 결정으로 한국GM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GM 노조가 지난 14일 임단협 기간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GM 노조
한국GM 노조는 이미 조합원들의 파업 동의를 얻은 상황이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조합원 7800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자 7000명 중 6200명(89.5%)의 찬성을 얻었다. 한국GM 노조는 25일 파업 여부를 최정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GM 노사는 2020년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한 지난 7월22일부터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노조 측은 복지헤택 축소, 불확실한 생산물량 배정 등으로 더 이상의 임금동결은 어렵다며 기본급 월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을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1월에 170만원,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8월에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만약 올해 흑자 전환을 하면 내년 8월에 100만원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사측의 2년 임금협상 주기 제안에 노조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이견 차이는 극에 달했다. 최근에는 한국GM이 인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 배정이 어렵다는 뜻을 표명하면서 노사 갈등은 심화하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상황 역시 심상치 않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날 12시 대의원들에게 위임 받은 교섭위원 소집으로 쟁의조정과 교섭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날 회의를 통해 노동쟁의 조정신청 서류가 준비되는 즉시 선언과 쟁의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노사 역시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7월6일 상견례 뒤 이달 17일까지 6차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본교섭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부진 등으로 재고가 약 1만7000대 증가해 이달 25일부터 내달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하며 노사 관계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다. 
 
노조 측은 부산공장 폐쇄 기간에도 교섭을 진행해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입장이다. 공장 비가동 기간 동안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본교섭을 진행하자고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 사측은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사측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산공장 비가동과 10월 근무계획을 통보해 소통 단절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중노위 조정 절차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사 간 불협화음 이면에는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의 파견법 위반 혐의 조사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은 지난 6월말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이다. 
 
부산공장의 비정규 불법파견 인원은 약 25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사측은 지난해 9월경 국민청원에 노조 측이 올린 내용을 계기로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시작돼 노사관계가 깨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입금협상을 미룬다는 전언이다. 
 
주재정 르노삼성차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2019년 임금교섭 조인식에서 6월1일에 교섭하는 것을 구두로 합의했지만 사측이 교섭지연 중"이라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흑자가 난 상황에서 노동자에게 조금이라도 배분을 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