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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블랙리스트에 시스코 포함…화웨이 제재 맞대응
2020-09-22 11:27:52 2020-09-22 11:27:52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중국 상무부가 블랙리스트 기업에 미국 통신장비·보안시스템 업체 시스코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의 경쟁기업으로, 외신은 미국의 대중제재에 대해 중국이 보복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의 상무부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21(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중국 상무부가 신뢰할 수 없는 기업(블랙리스트)’에 시스코를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게 된다. 또 기업 임직원의 중국 입국이 제한되거나 거류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상무부를 포함한 반독점 기구에 블랙리스트를 마련할 것을 지시하고 자국 기업들에 대해선 위약금을 물더라도 미국 기업과의 계약을 파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을 향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먼저 화웨이의 대표적 경쟁업체인 시스코가 타깃이 됐다. 실제 시스코가 오랜 기간 납품을 했던 중국 국영통신업체들이 최근 계약을 일제히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중국 정부가 현재 리스트를 최종 검토 중으로,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스코에 대한 보복 조치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블랙리스트 공개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을 제재했다가 중국 기업들이 더 큰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류허 부총리는 일단 11월 미 대선 이후로 공개를 미루자고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코·화웨이. 사진/홈페이지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자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각종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퀄컴 등 미국 업체들에게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게 됐고,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도 정식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유럽 등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규정을 개정해 화웨이가 독자 설계한 반도체를 대만 위탁생산업체인 TSMC가 생산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8월에는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한 기업이 화웨이에 납품하고자 하면 미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이달 15일부터 일본, 한국 등의 기업도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사실상 세계 모든 반도체 구매 길이 막힌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부품 재고가 떨어지고 미국 정부가 공급업체에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경우 이르면 연말부터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의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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