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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한국 4분의 1…추락하는 일본 조선
(일본 조선의 몰락)① 8월 실적 '제로'…인력부족·시설 노후화가 부진 원인
2020-09-17 06:01:00 2020-09-17 06:01: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국, 중국과 함께 조선업 핵심 국가였던 일본이 수주 부진에 추락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호황기를 이끌었고 한국과 엎치락 뒤치락 하며 선박 수주 1위를 다퉜지만 인력 및 기술력 부족, 설비 노후화가 일본의 수주 경쟁력을 끌어내렸다. 
 
1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8월 국가별 수주량은 한국이 전체 발주량 8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73%인 63만CGT(23척)를 따내며 전달에 이어 두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1만CGT(12척)로 물량 중 24%를 가져갔다. 
 
반면 일본은 한척도 수주하지 못하면서 2만CGT(1척)를 확보한 베트남보다 뒤쳐졌다. 한달간 수주실적이 없는 건 2009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최대 불황이었던 2016년에도 매달 적어도 한척은 수주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올해 누계 수주량도 68만CGT(43척)로, 239만CGT(75척)의 한국과 4배 가까이 차이난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물론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발주량이 크게 줄어 전세계 조선사들의 수주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가 절반 이상 지났지만 누계 발주량은 812만CGT로 1000만CGT도 안된다. 한국은 지난 2018년 1000만CGT 이상의 수주량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올해는 전 세계 물량을 합쳐도 1000만CGT를 넘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일본의 수주부진이 단순히 코로나 사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때 호황기를 이끌었던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완전히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조선업은 한국, 중국 양자 구도로 굳혀졌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발주시장이 활력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가별 조선업 경쟁력이 수주실적으로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90년대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의 후유증이다. 일본은 과잉설비 규모를 축소했고 고정비 절감 차원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그런데 지금은 조선소 인력부족 현상이 만연하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이 숙련된 기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 조선소 설비와 연구개발(R&D)에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능력 저하가 현실화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신규 인력 유입이 적은 데다 설비 노후화로 생산성도 크게 떨어졌다. 그런데 수주는 갈수록 줄면서 더이상 투자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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