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코로나 제로 달성하려면 ‘위험 소통’이 필수적”
“세계는 가짜 정보의 종합 백화점…‘인포팬데믹’으로 변이된 코로나”
K-방역의 빛과 그림자 살펴…“코로나는 실체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전쟁”
입력 : 2020-09-08 18:04:53 수정 : 2020-09-08 18:04:5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020년 ‘코로나19 행성’이 된 지구는 가짜뉴스, 왜곡 정보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책임론’을 두고 중국과 서구 간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생물무기설이나 인구조절설 같은 각종 음모론까지 퍼져가고 있다. 사망자 수와 환자 수를 둘러싼 허위 정보, 알코올이나 소금물이 치료제라는 괴담, 5G 네트워크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낭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식홈페이지에 ‘신화 파괴자들(Myth Busters)’이란 코너까지 만들어 ‘인포데믹(정보 전염병)’ 진화에 나섰다. 코로나19와 싸워야할 인류는 인포데믹의 팬데믹 상황, 즉 ‘인포팬데믹’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신간 ‘코로나 전쟁, 인간과 인간의 싸움’ 저자인 안종주 서울시 안전명예시장 겸 안전자문단장은 책에서 “코로나19가 인포펜데믹의 종합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온갖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 왜곡 정보가 부유하는 오늘날 우리 세계를 정확히 짚어낸 비유다.
 
저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는 점차 인간과 바이러스만의 싸움이 아닌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싸움, 즉 코로나19에 대한 실체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 간 싸움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정치 지도자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코로나는 독감 수준”이란 내용을 트위터에 살포하고, 국가 통제를 받는 미디어들은 음모론에 깊이 개입한다. 집에 있으라는데 밖으로 나왔다고 사람들에게 총을 쏘아 죽이는 경찰의 나라, 방역 준수를 들며 인권을 내팽개치는 나라도 있다. 
 
“별의별 짓을 다하는 군상의 인간들이 이 (인포펜데믹의 종합) 백화점에 들러 ‘짝퉁’ 정보를 구입한 뒤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 구천으로 자랑하고 다닌다. 사람들은 뇌에 인포데믹 바이러스를 직접 넣어두고 이를 퍼트리는 좀비가 된다.”
 
미생물학과 역학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런 혼란상의 난국을 살피며 검증된 정보를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해 알려준다. 
 
코로나19의 최대 미스터리는 무증상기나 증상 초기에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 전파 양상과 확진자 역학조사로 드러난 바에 의하면 감염자는 증상이 발현된 날을 기점으로 이틀 전까지는 타인에게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존 사스,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 특유의 분자생물학적 특성 때문이다. 소량의 바이러스가 점액과 접촉해도 호흡기 상피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 코로나19는 초기부터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특성을 갖는다.
 
알코올이나 소금물, 후추, 마늘은 코로나 치료제가 될 수 없으며 5G 네트워크나 모기, 집파리는 코로나 전파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WHO의 자료 발표 이후 세계인들에게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사실이다.
 
저자는 20세기 출몰했던 각종 전염병부터 최근 겪었던 사스와 메르스까지 그 전염 양상을 밝히고 이에 인류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짚어본다. 
 
특히 1918~1919년 ‘플루 팬데믹’이라 불린 스페인 독감 사태는 오늘날 코로나 시대에 되짚어볼 사례다. 인구 3분의 1에 달하는 5억명의 감염자를 낳고 최대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20세기 이후 최악의 감염병. 저자는 “당시도 전 세계인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며 “백화점 매출의 절반, 소매 식료품점의 매출 3분의 1이 줄어든 당시 경제 타격을 방어하려 했던 사례는 오늘날 되새겨볼 만 하다”고 말한다.
 
‘코로나 제로’를 위해 저자가 해결책으로 제안하는 것은 ‘위험 소통’이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조기 진단, 조기 격리, 조기 치료와 함께 감염 의심자를 끝까지 추적하는 위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것은 국가와 국가, 정부와 국민, 국민과 국민 간 올바른 소통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대구 봉쇄’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정치인이나 메탄올 소독을 감행한 종교단체를 위험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사례로 들며 “올바른 위험소통은 수백, 수천 번의 거리 방역이나 항공 방역에 견줘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세계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마스크 대란 등 K방역의 의의와 한계를 동시에 살핀다. 또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124종의 코로나 백신의 차이, 코로나19 대처에서 놓치고 있었던 인권 문제와 환경 문제 등도 설명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우리는 지금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라며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하고, 우리의 강점은 살리되 약점은 보완해야 한다. 이 책은 코로나 대응의 중간 점검이자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보 제공원”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코로나 전쟁'. 사진/동아엠앤비
 
책 속 밑줄 긋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2차 대유행 내지 올 가을과 겨울에 더 큰 시련이 우리 앞에 닥칠 수 있다고 말이다. 이에 대비한 묘책은 없다. 효과적인 위기 소통과 함께 지금까지 드러난 코로나19바이러스의 특성을 잘 살펴서 방역 전략을 다듬고 우리가 지금까지 잘 해온 강점을 살리는 것이 묘수 아닌 묘수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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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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