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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찰 직접 수사 범위 규정안 내년 시행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대통령령 등 입법 예고
2020-08-07 18:52:52 2020-08-07 18:52:5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 능력 제한 규정은 이보다 1년 더 늦게 시행된다. 
 
법무부는 수사권 개혁을 위한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대통령령 등 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마련된 대통령령은 수사권 개혁을 위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하위법령으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일에 관한 규정 등이다. 이들 개정 법령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상 검사 작성의 피신조서 증거 능력 제한 규정은 수사·재판 실무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22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형사소송법의 대통령령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 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안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중요한 수사 절차에서 의견이 다르면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수사기관 간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검찰청과 경찰청, 해양경찰청 간 정기적인 수사기관협의회를 두도록 하는 등 범죄 수사에 대해 원활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검·경 협력관계에 관한 규정을 뒀다. 
 
또 기존 인권보호수사규칙(법무부령), 범죄수사규칙(경찰청훈령) 등에 별도로 규정됐던 인권과 적법 절차 보장 방안을 수사준칙에 통일적으로 규정하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모두 이를 준수하도록 했다. 해당 방안은 심야 조사 제한, 장시간 조사 제한, 변호인 조력권 보장, 별건 수사 금지, 내사 단계의 소환 조사와 영장 청구 제한, 전자정보의 압수수색 절차·사건과 무관한 전자정보 삭제 의무화 등이다. 
 
이와 함께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권한을 확대하면서도 검사의 인권감독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완 수사 요구, 시정 조치 요구, 재수사 요청 등 사법 통제 제도의 대상, 범위,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검찰청법의 대통령령은 개정 검찰청법의 위임에 따라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중요 범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 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방위사업 범죄 △대형참사 범죄 등 6대 범죄로 발표했다. 
 
이와 관련된 대통령령은 부패 범죄를 주요 공직자의 뇌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알선수재, 정치자금, 배임수증재 등으로, 경제 범죄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횡령·배임, 공정거래, 금융증권 범죄, 마약 수출입 등으로 규정했다. 
 
공직자 범죄는 주요 공직자의 직권남용,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등 직무상 범죄를, 선거 범죄는 공무원의 정치 관여, 공직선거·위탁선거·국민투표 등 관련 범죄를 수사하도록 했다. 방위사업 범죄는 방위사업의 수행과 관련한 범죄, 대형참사 범죄는 대형 화재·붕괴·폭발사고 등 관련 범죄, 주요 통신 기반시설 사이버테러 범죄가 수사 대상이다.
 
아울러 법무부령으로 대통령령의 위임에 따른 주요 공직자의 범위를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자로 규정하고, 대통령령에 규정된 중요 범죄도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범죄 3000만원 이상,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횡령·배임 범죄 5억원 이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 배임수증재 5000만원 이상 등 일정 금액 이상 등에만 수사를 개시하도록 추가로 제한했다.
 
지난해 사건을 기준으로 대통령령이 시행되면 검사의 직접 수사 사건은 총 5만여건에서 8000여건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가 형사사법의 주무 부처로서 향후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면서도 범죄 대응 역량에 공백이 없도록 함으로써 인권 중심의 새로운 형사사법 시스템 변화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수사권 개혁법안의 차질 없는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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