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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종료' STX조선…노조없이 시운전 준비 시작
17일 조선소 재가동…협력사 직원 일부 투입
2020-07-17 06:01:03 2020-07-17 08:05:27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노조 파업 여파로 한달간 휴업에 들어갔던 STX조선해양이 사실상 노조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조선소를 재가동할 전망이다. 사내협력사를 통해 선박 시운전 준비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최종적으로 노조가 복귀하지 않으면 시운전 작업도 무산될 수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이 17일부터 조선소 가동을 재개한다. 회사는 노조 파업 여파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무급휴직 연장에 반발하며 지난달 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중이다. 
 
노조는 휴업 마지막날인 오늘까지도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오늘 안에 복귀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조선소는 노조 없이 재가동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회사는 이미 조업일정이 많이 지체된 만큼 재개 시점을 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파업 여파로 한달간 휴업에 들어갔던 STX조선해양이 노조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조선소를 재가동한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우선 STX조선 사내협력사가 선박 인도전 실시하는 시운전 준비 작업에 투입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극히 일부일뿐이다. 사내협력사 1500여명 중 일부만 복귀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휴업을 이어간다. 노조 파업으로 선행공정이 멈췄기 때문에 조선소를 재가동 해도 사내협력사가 할 수 있는 조업은 한정적이다. 
 
특히 현행법상 회사가 사내협력사에게 시키는 일은 일부 직종에만 허용돼 있다. 협력사가 노조 업무를 대체할 수도 없는 것이다. 노조의 업무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협력사는 노조가 복귀하면 바로 시운전 작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끝내 놓을 계획이다. 만약 준비를 마쳤음에도 노조가 복귀하지 않으면 시운전은 불가능해진다. 
 
장윤근 STX조선 대표가 나서서 노조 복귀를 위해 설득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이장섭 STX조선해양지회장은 지난 8일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도 그렇다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전 직원 1025명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 인원도 극히 적다. 생산직, 사무직 등 총 80여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회사 측이 무급순환 휴직 관련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현실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와 접촉해 업무에 복귀해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노조가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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