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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안 마시는 내가 '지방간'이라고?
내장지방 많을수록 발병 확률↑…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치료 쉬워
2020-07-12 06:00:00 2020-07-12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술자리를 자주 갖는 사람들은 건강검진 전 '지방간'을 걱정한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지방간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음주를 즐기지 않는데도 지방간을 진단받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의 경우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말 그대론 간에 지방이 많이 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으로 쌓이게 되면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간의 무게를 직접 잴 수는 없으므로 혈액검사, 초음파, 복부 CT 등을 통해 판단한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5년 20만8817명에서 2019년 29만903명으로 늘었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감소 추세(3만3463명→3만1283명)인데 반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만8368명에서 9만9616명으로 5년 새 2.5배나 증가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이 원인이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복부비만이면서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비만,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사성 질환을 갖고 있지 않고 정상 체중인 사람도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다면 지방간 발병 위험이 있다. 특히 최근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방간은 무증상인 경우부터 피로, 권태감, 우상복부의 통증 호소까지 양상이 다양하고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병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지방간은 생활습관만 개선하면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치매와 같은 질환의 발병율이 높아지게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면 간에 지방이 축적될 뿐 아니라 간 세포가 괴사되는 염증 징후가 동반된 지방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일부에서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지방간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알코올 지방간 환자의 경우 금주가 가장 중요하다. 술을 한 번에 끊는 것이 힘들다면 술을 마시는 횟수나 주량을 줄여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비만의 경우 체중을 7~10% 감량해야 하며 지나친 탄수화물, 튀긴 음식,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고 적정 강도의 운동을 통해 내장 지방을 줄여야 한다. 또 당뇨나 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기존 치료를 철저히 하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홍진헌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지방간은 현대인의 생활습관병 중 하나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 다들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치료를 하지 않고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과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예방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식습관 개선과 운동량 증가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치료가 쉬워진다. 사진/픽사베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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