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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 '옵티머스 책임론' 반박
"예탁원은 '무인보관함' 관리자일뿐"…'법제도상 감독 의무 없다' 해명
2020-07-08 15:13:12 2020-07-08 15:15:35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우리(예탁결제원)는 공항으로 치면 보안구역에 있는 무인보관함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무기, 불법물품 등에 대해 보안과 세관 등 제도를 거쳐서 들어온 곳이 보안구역인데, 여기에 들어온 사람이 무인보관함에 물건을 넣고 직접 물품 목록을 썼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물건이 폭발물이더라. 무인보관함 관리자에게 왜 그 물건을 받았느냐, 왜 감시하지 못했냐고 묻고 있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사진)이 8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상장회사법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판매사와 운용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예탁원)의 책임공방이 가열된 가운데 사무관리 업무를 '무인 보관함 관리자'에 비유하면서 '예탁원 책임론'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사장은 "상식적으로 무인보관함에 물건을 넣은 사람이 주인이지, 보관함을 임대하는 사람이 주인인가. 제도적으로 봤을 때 무인보관함 주인은 보안구역 안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감시에 대한 역할이 제도화돼있지도 않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예탁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사무관리회사로서, 펀드명세서 작성을 위한 종목정보 입력 과정에서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됐음에도 이를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측이 예탁원에 채권등록을 위해 이메일을 보낼 당시 사모사채 인수계약서를 첨부했음에도 공공기관의 이름이 적힌 종목으로 등록해달라는 요청을 그대로 이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예탁원도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라며 "시장은 법과 제도에 따라 참여하는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을 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고, 감독원도 검사중인 만큼 우선 결과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 해야할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예탁원 및 하나은행(수탁사) 소송 검토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에 대해 언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시장과 투자자보호를 생각했을 때 왜 이런일이 타졌는지를 보면 공모펀드처럼 상호감시와 견제가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예탁원이 운용하는 펀드넷(자산운용시장 펀드 전산망)에 사모펀드를 수용해 공모펀드처럼 관리할 수 있는지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옵티머스자산운용과의 계약 취소 여부는 기준가 산정 업무를 위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예탁원은 기준가를 산정하는 역할인데, 이 업무를 중단해버리면 투자자 등 시장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진행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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