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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사모펀드 보상안에 혼란 가중
같은 회사내 보상율 천차만별
추후 소송가능 여부 불투명
당국·회사 생색내기용 우려
2020-07-08 06:00:00 2020-07-08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들쭉날쭉 사모펀드 보상안이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사모펀드에 대해 판매사들이 자체 보상안을 내놓고 있지만, 같은 증권사 내에서도 보상 기준이 다른데다 추후 이의제기에 대한 부분도 불투명해 혼선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대해 주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 원금의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보상 비율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소송과는 별개의 선지급안'으로 정리했다. 투자자들은 보상금을 받더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면 추후 소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판매사가 선지급한 보상금보다 피해보상 소송 결과에 따른 배상금이 더 많은 경우 판매사가 차익분을 더 지급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투자자들이 판매사에 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투자원금의 70%를 조만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옵티머스 펀드 원금 일부 지급안을 내놨지만 법적 소송과 별개로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가 된 팝펀딩의 보상비율은 옵티머스 펀드 배상비율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자비스 팝펀딩 사모펀드에 대해 원금의 24%를 돌려주겠다는 자체 배상안을 내놓은 바 있다. 팝펀딩 피해 대책위원회 측에 따르면  보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판매사와 사적화해가 인정돼 이후 소송이나 민원 제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 팝펀딩 투자자는 "녹취록이나 카카오톡 등 증거가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플러스 알파의 배상액을 주고, 90세 노인이라도 주식 거래를 하고 있으면 최소 배상액만 지급하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는 "팝펀딩은 한투 분당 지점에서 대부분 판매가 이뤄졌고, 당시 판매자가 증권사가 직접 기획했다고 설명하는 등 불완전 판매 정황이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분쟁조정 전에 나온 판매사의 보상안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완전판매 이슈가 걸려있는 판매사가 투자자 보다 상품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에 불리한 보상안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금을 조금이라도 건지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보상안을 수용하고, 판매사들은 면죄부를 받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사모펀드에 대해 증권사 등 판매사들이 자체 보상안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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