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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순익 줄었지만 내실 '이상무'
"4대 금융 2분기 전년비 15%↓"…충당금·사모펀드 비용 선반영 탓…영업이익은 큰 차이 없어
2020-07-06 16:07:21 2020-07-06 16:07:2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5%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업이익 등 내실은 견고하나 코로나19를 대비한 충당금 적립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 등을 미리 반영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 전망치는 전년동기(3조2567억원)대비 15.2%(4971억원) 하락한 2조759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상했던 순익 전망치(2조7310억원)보다는 1.0% 늘었다.
 
KB금융지주 순익 전망이 9058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6% 낮다. 다만 기존 전망치보다는 9.6% 올랐는데, 1분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은행과 증권 등에서 발생한 기타손실비용(2773억원) 가운데 1450억원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순익은 17.8% 떨어진 81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1.1%, 26.2% 낮아진 5848억원, 4509억원으로 예상됐다. 
 
2분기 하락한 금융지주들의 순익 전망은 견조한 영업이익에도 불구, 향후 발생할 비용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 영향에도 실제 2분기 4대 금융의 총영업이익은 9조5680억원으로 전년동기 (9조6630억원)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에도 전분기 대비 비이자이익이 16%가량 늘면서 저금리를 대비한 사업 다각화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의 핵심계열사인 은행의 2분기 대손충당금 증가 규모가 각각 500억~1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위험 노출 금액(익스포저)에 반영하는 부도율을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또 신한·우리·하나금융은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 선보상 비용을 약 1850억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형은행의 경우 통상 분기별 충당금 전입액이 1000억원을 넘기면 많다고 판단하기 시작한다"면서 "그 선이 넘지 않도록 대출을 운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4대 금융의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4%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치며 1.64%로 관측되고 있다. 정기예금 인기 저하로 저원가성수신 잔액 증가가 컸고,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먼저 하락하면서 대처가 빨라졌다. 이 기간 은행 원화대출금도 전분기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부터 국내·외 금융 시스템이 안정화되면서 금융사 비이자이익과 충당금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NIM 하락폭도 생각보다 적다"면서 "올해 은행 업종 순익도 기존 보다 5000억원 가량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충당금 등 비용 선반영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5% 떨어질 전망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중은행 본점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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